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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의 샐러리맨 코칭스쿨] 상사와 경쟁 말고 그를 성공시켜라 

나의 생사여탈권 쥔 절대고객 ... 그들의 욕구와 불안 해소해줘야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무능한 상사와 함께 일해 본 적이 있는가? 혹시 무능한 상사와 함께 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위험에 빠져 있다. 실제로 당신의 상사가 무능하다면 당신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것이고, 반대로 당신의 상사가 무능하지 않은데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의 상사는 당신에게 고춧가루를 뿌릴지도 모른다.

코칭을 하면서 가슴 아픈 일을 자주 접하곤 한다. 최근에 만난 A부장은 상사와의 관계 때문에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B부장도 그 상사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나쁜 상사 한 명 때문에 조직원 전체가 힘들어 하고, 지옥 같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그런데 몇 달 후에 A부장이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저히 그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서 다른 회사로 옮겼다고 했다. B부장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그동안 상사와의 불화 때문에 여러 번 회사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회사에도 항상 그런 상사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또 옮긴다고 해서 나쁜 상사를 안 만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번엔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 상사가 나에게 원하는 게 뭘까? 저 상사는 뭐가 불안해서 저렇게 화를 낼까? 상사의 ‘욕구와 불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상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상사의 불안을 제거해 주고, 상사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상사는 제가 긍정적이고 주도적인 사람으로 변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속으로 씁쓸했습니다. 자기의 불안과 욕구를 해결해주면 긍정적이고 주도적인 사람이다?”

이직하는 사람의 85% ‘상사와의 불화’

통계에 따르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85%가 상사와의 불화 때문이라고 한다. 상사와의 관계가 직장생활의 행복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꼭 성공을 논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선 상사와의 좋은 관계가 필수적인 요소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

S전자의 D임원에게 들은 얘기다. “직장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상사와 경쟁하지 말고 상사를 성공시켜라.” 그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①상사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라. ②상사가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라. ③상사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라. ④제대로 된 정보를 제때에 제공하라. ⑤상사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상사를 적극적으로 보좌하라. ⑥상사가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라.

이 말을 듣고, 그렇게까지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드는가? 그건 아부라는 생각이 드는가? 만약 이런 생각이 든다면 아마추어다. 프로는 자신의 고객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자신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잘 알고 있다. 당신 스스로 상사라고 생각해보라. 자신을 경쟁자로 생각하는 부하직원을 좋아하겠는가? 적극적으로 보좌해주는 부하를 좋아하겠는가? 간혹 상사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견제하며 딴죽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으로 착각한다. 이런 행동은 자신을 위하는 게 아니다. 자신을 해치는 행위다.

어느 기업 G부장을 코칭했을 때의 일이다. G부장이 말했다. “저는 임원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를 물었다. “저는 학벌도 좋지 않고, 이른바 ‘빽’도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직장인이 ‘학벌과 인맥’이 승진의 조건이라고 믿고 있다. 학벌이 좋고 줄을 잘 타야만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G부장에게 물었다. “당신은 상사의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G부장은 어리둥절해 했다. ‘내 코가 석자인데 내가 누굴 챙겨? 상사의 성공을 챙기라고? 말도 안 돼!’ G부장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나는 더 강력하게 물었다. “지금 당신 상사의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 그걸 해결해 주기 위해 당신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G부장은 계속되는 질문에 마지못해 대답했다. “앞으로 상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제가 뭘 해야 할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 후 코칭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나의 상사를 성공시킬 수 있는가?’로 바뀌었다. 그 결과 G부장은 1년 후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상사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상사와 싸우는 건 멍청한 짓이다. 똑같은 성과를 내고 똑같은 조건이라면 상사의 말 한마디는 승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상사는 부하의 승진에 대해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상사를 적으로 만드는 건 스스로 자신을 해치는 행위와 같다. 만약 상사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도 않고, 상사의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무리 잘 보좌해도 상사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도 절대 상사를 무시해선 안 되고, 경쟁자로 생각해서도 안 되며, 절대 싸워선 안 된다. 상사는 부하를 승진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고춧가루는 뿌릴 수 있다. 상사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상황에 있든, 상사를 고객으로 생각하라. 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절대적 고객으로 생각하라. 그런 노력을 하는 자체로 우리는 이미 성공의 문턱으로 가고 있다.

매일 아침 ‘상사에 대해 명상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바로 윗 상사와 두 직급 높은 상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명상에 잠긴다. ‘이 사람들이 지금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 뭘까?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뭘까?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이를 일컬어 그는 ‘상사에 대한 명상’이라고 불렀다.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눈을 감고 10분 정도 명상을 했다. 3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상사들의 욕구와 불안이 뚜렷하게 보였고, 그들의 욕구와 불안을 해결해 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상사들은 이런 자신의 노력을 알아차리고 오히려 자기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상사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직장생활이 즐거워진 것은 물론이다.

조직에는 세 단계의 사람이 있다. 첫째, 자기 혼자서만 잘하는 사람. 둘째,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하는 사람. 셋째, 다른 사람들이 잘하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조직에서는 자기 혼자만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혼자 잘 나려고 하는 사람은 경계대상이다. 조직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람을 원한다. 더 나아가서 상사를 보좌하고 상사를 지원하고 상사의 성공을 돕는다면 이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조직은 상사의 목표와 부하의 목표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서 일관되고 지속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성장한다.

다른 사람이 잘하도록 만들어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상사는 절대로 나의 경쟁자가 아니다. 상사가 무능하든 유능하든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당신의 상사가 무능하다면 당신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것이고, 반대로 당신의 상사가 무능하지 않은데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상사는 당신에게 고춧가루를 뿌릴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에도 상사를 지원하고 상사를 성공시키는 것이 자신의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김종명 -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다.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리더십과 코칭, 소통 등에 대해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보성어패럴 CEO,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절대 설득하지 마라] [코칭방정식] 등 다수가 있다.

1336호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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