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몇 년 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반 주식형 펀드로 성과를 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과거 두 자리 수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낮아져,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의 신규 가입이 크게 늘어나며 설정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설정액 3조원 돌파 후 10개월 만에 1조원이 증가했다. 주식 롱숏뿐만 아니라 차익거래, 메자닌,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한 헤지펀드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투자자 요구에 부합하고 있다.이렇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사실 초창기만 하더라도 고액 자산가 또는 일부 법인, 기관투자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속에 최소 가입금액 1억원(기존 5억원) 이상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춰지며 좀 더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조건 완화(자기자본 60억원→20억원)로 기존 자산운용사외에 투자자문사와 증권사(예정) 등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다양한 전략의 헤지펀드가 출시되며 자금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문사 시절부터 높은 성과로 인기를 모았던 일부 회사들이 속속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되며 ‘한국형 헤지펀드’의 중심으로 나서고 있다. 예컨대 라임 자산운용의 경우 작년 말 1호 헤지펀드를 출시한 이후 현재까진 약 1690억원의 자금을 모집하였으며 DS자산운용 또한 올해 2월 초부터 헤지펀드를 출시해 약 125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그 외에도 LK자산운용·그로쓰힐자산운용·파인밸류자산운용·보고펀드자산운용 등 약 30개가 넘는 신생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의 헤지펀드 출시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연초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헤지펀드들의 성과가 눈에 띈다. 이에 따라 49인을 모집하는 헤지펀드 규정상 성과가 우수한 일부 펀드의 경우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있다. 실례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 2월부터 기존 미래에셋자산운용뿐만 아니라 라임자산운용·DS자산운용 등 신생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의 헤지펀드를 신규 판매해 단기간에 모집인원을 마감했다. 이들 상품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의 경우 2012년 1호 펀드가 출시됐으며 누적 성과는 약 19.4%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안정적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2호 펀드가 출시되었으며 모집 한 달 만에 조기 마감됐다. 이 펀드는 채권차익거래를 주 전략으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중기적 관점에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도록 운용되고 있다. 또 시장 위험을 적극적으로 헷지해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가치전략(Relative Value), 이벤트드리븐전략(Expanded Event Driven)등 다양한 전략을 역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신생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과 DS자산운용과의 헤지펀드 또한 많은 관심 속에 모집인원을 마감했다. 특히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행성시리즈’와 ‘칵테일시리즈’의 두 가지 형태 펀드를 출시했으며 기존의 주식 롱숏전략외 퀀트헤지와 메자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글로벌 상장지수 펀드(ETF) 등에 투자해 안정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영범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