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구제봉에서 바라 본 여름 풍경입니다. 남도의 젖줄 섬진강이 노을빛을 받아 알몸을 드러냅니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 악양들판도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모심기를 끝내고 강렬한 여름빛을 받으며 모가 자랍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도 올해가 마지막이 될 듯합니다. 섬진강을 끼고 구례-화개장터-하동을 잇는 2차선 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돼 곧게 펴지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벚꽃 터널을 이루는 19번 도로와 섬진강변의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될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관광도 자원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빨리빨리’에 중독돼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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