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로 만든 뾰족한 도구들이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날이 무뎌지고, 녹이 슬었습니다. 선사시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사냥용 화살촉이나 무기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조선시대 종기와 눈 다래끼 등을 치료하던 외과·안과용 수술용 칼과 의료기구입니다. 마취제가 변변치 않았던 시절 고통을 참아가며 종기를 째고, 고름을 짜냈겠지요. 서울 춘원당한방박물관은 ‘침(針)과 도(刀), 종기를 다루다(~11월 26일)’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한방의학에서 사용하는 침과 침통, 수술용 칼, 의료도구 상자 등 수백여점이 전시돼 있습니다. 한방 외과의 전통과 함께 수술도구의 정교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