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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임형 ISA 상품 1년 성적표 보니] NH투자증권 수익률 19.7%로 1위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최근 1년 수익률 증권사(6.8%)가 은행(5%) 앞서 … 과세 대상인 채권·배당주 담아볼 만

NH투자증권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인 ‘QV공격P(초고위험)’ 수익률은 19.7%다. 그 다음으로 우리은행의 ‘국내우량주ISA(공격형)’, 키움증권의 ‘키움기본투자형(초고위험)’이 각각 19.4%, 19.1%의 수익을 냈다.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최근 1년간(2016년 6월 30~2017년 6월 30일) 193개 은행과 증권사의 전체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 누적 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전체 일임형 ISA 상품의 1년 평균 수익률은 6.2%다.

NH투자증권, 5개 유형에서 고르게 선전


현재까진 가입자가 직접 골라 투자하는 신탁형 ISA 비중이 일임형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전체 ISA 가입자 가운데 신탁형을 선택한 고객은 10명 중 8명이다. 그러나 개인이 직접 선택한 신탁형 ISA 상품은 범위가 넓고 포트폴리오도 워낙 다양해 금융사별 수익률 비교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책임지고 굴려주는 일임형 ISA만 비교했다. ISA 상품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에 따라 초고위험·고위험·중위험·저위험·초저위험형 5개 유형으로 나뉜다.

상위권에 오른 ISA 상품의 공통점은 모두 초고위험형 MP라는 점이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이 큰 상품일수록 수익률이 좋았다는 얘기다. 최근 1년간 초고위험형 MP의 평균 수익률은 13.8%다. 이어 고위험 9.5%, 중위험 5.3% 저위험 2.1%, 초저위험 0.9% 순이었다. NH투자증권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NH투자증권의 QV포트폴리오는 주식과 채권 모두 국내와 해외 절반가량으로 균형 있는 투자를 지향한다. 공격투자형인 QV공격P는 주식 76%(한국 37%+글로벌 39%), 원자재 7% 배분해 운용한다. 한정희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차장은 “ISA 상품은 일반 펀드처럼 매월 자산배분전략위원회를 열어 ISA 상품에 담을 만한 포트폴리오에 대해 고민한다”면서 “지난해 3월 ISA 출시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주식 비중을 확대한 것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고위험형 운용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76개의 초고위험·고위험형 ISA 상품 가운데 70%가 증권사가 운용하고 있는 상품이다. 고위험 MP일수록 증권사와 은행 간의 수익률 차이가 컸다. 증권사들이 은행보다 자산을 적극적으로 잘 굴렸다는 얘기다. 국내외 주식형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처럼 원금 손실 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기대수익도 높은 위험한 상품에 베팅해 수익을 냈다. 이렇다 보니 15개 증권사에서 출시한 임일형 128개의 ISA 상품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6.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9개 은행에서 출시한 ISA 65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5%다.


고위험형 MP에서도 수익률 상위 10개 중 9개가 증권사 상품이다. 수익률 1위는 HMC투자증권의 ‘수익추구형 A2(선진국형)’으로 17%의 성과를 냈다. 이 상품은 미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선진국 하이일드펀드, 유럽 중소형 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환매 주기가 긴 펀드보다 즉시 매매가 가능한 ETF를 주로 활용해 시장 상황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은행의 ‘ISA 고수익홈런형 A’이 12%의 수익으로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중위험·저위험형 MP에서도 증권사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위험형 MP 1위는 NH투자증권의 ‘QV 중립A’로 1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수익률 7.1%로 상위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투자전문가를 채용하더라도 투자 부문에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은행의 특성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은행들은 중위험 상품으로 배당주 펀드를 비교적 많이 편입했는데 올 들어 증시가 많이 오르면서 은행들의 수익률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수익률 볼 때 위험지표도 따져봐야


저위험형 MP는 NH투자증권의 ‘QV 안정추구A’가 6.4%, 초저위험형 MP는 키움증권의 ‘키움원금지급추구형플러스’가 2.4%의 수익을 내며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은행들의 저위험형 MP는 상당수가 채권 위주로 투자한 탓에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정기예금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의 ‘안정 추구형 글로벌’이 3%로 정기예금(1년 1.5%)의 두 배 수준의 수익을 냈다. 중·저위험 MP 가운데 일부는 마이너스 수익을 낸 상품도 있다. 저위험형 상품인 메리츠종금증권의 ‘ISA 안정지향형A’, 유안타증권의 ‘유안타 개인종합자산관리일임계좌(채권혼합형A)’이 각각 -0.6%, -0.3%의 손실을 냈다. 초저위험형 미래에셋대우 ‘안정형 모델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0.9%로 193개 ISA 상품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다만 1년 수익률을 전부인 것처럼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은 곳은 지난 1년간 국내외 투자 대상 자산의 움직임과 투자 전략이 잘 맞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 수익률로 평가를 내리기에는 기간이 짧고 앞으로도 같은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SA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과세하는 상품을 담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임기흥 신한은행 갈현동지점장은 “국내 주식형은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과세 대상인 채권이나 배당주 같은 상품을 담아야 한다”며 “ISA는 꾸준하게 수익을 내야 하는 중장기 상품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자가 아니라면 중위험형 상품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정희 차장은 “예컨대 선진국에만 투자하는 상품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봐야 한다”며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조정기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률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금융사들의 ISA 운용 실력을 확인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5월말부터 금융회사별 ISA 상품별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ISA 다모아’(isa.kofia.or.kr)를 운영하고 있다. ISA 다모아는 ISA 가입, 운용 현황, 수수료, 수익률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1397호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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