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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보험 전성시대] 나보다 부모·자녀 먼저 챙기는 상품 봇물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간편 심사 확대로 고령자·유병력자 보험 늘어 … 100세까지 보장하는 어린이보험도 인기

▎사진:ⓒgetty images bank
저성장 시대에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고 있다. 돈이 부족한데 상당 기간 돈을 묵혀야 하는 보험은 아무리 위험을 대비한다고 해도 부담이 많은 상황이다. 그래도 올 들어 눈에 띄게 출시되는 보험 상품이 있다. 바로 본인보다는 부모와 자녀를 챙길 수 있는 가족 보험 상품이다.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기댔다고 볼 수 있다. 부모는 나이가 들수록 병원에 갈 일이 많아진다. 그동안 나이가 많거나 질환이 있었던 유병력자의 경우 보험 가입이 어려웠으나 이들도 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간편 심사 보험이 늘어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어린이보험의 경우 어릴 때 가입해 100세까지 보장받는 종신형 상품과 자녀의 성장 과정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 보장을 강화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사망보험→건강보험 전환 상품 첫선


▎교보생명이 올 7월 내놓은 ‘무배당 교보내게맞는종신보험’은 부모 세대를 위해 간편 심사로 정기보험을 넘어 종신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부모 세대를 위해 간편 심사로 정기보험을 넘어 종신까지 보장받는 상품이 올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은 교보생명이 올 7월 내놓은 ‘무배당 교보내게맞는종신보험’이다. 이 상품은 유병력자나 고령자가 질병에 관련된 몇 가지만 답하면 최소한의 심사를 통해 종신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병력이나 나이 탓에 종신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고객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최근 3개월 내 입원·수술·재검진 소견 여부, 최근 2년 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 여부, 최근 5년 내 암으로 진단·입원·수술 여부 등 세 가지 고지 항목에 ‘아니오’로 답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금리 연동형 종신보험으로 주계약에서 2억원까지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가입 나이는 74세까지다. 보험료는 일반 종신보험에 비해 5~7%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가입 대상이 유병력자나 고령자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보장이 큰 편이다.

또 암진단 등 주요 질병의 진단이나 수술·입원과 같은 여섯 가지 특약도 간편 고지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특약은 15년 갱신형으로 100세까지 연장된다. 건강을 챙길수록 혜택이 커지는 건강검진 보너스가 있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고객에게는 가입 5년 후부터 최대 10회에 걸쳐 가입금액의 0.1%를 지급하거나 계약자 적립금에 가산해준다. 유가족의 상황에 맞게 사망보험금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당장 필요한 일시금 외에 매월 또는 매년 생활비나 교육 자금 등을 수령 기간과 금액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윤영규 교보생명 상품개발팀장은 “그동안 나이와 건강상의 이유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고객이 많았다”며 “경증 질환자와 고령자까지도 간단한 고지만 하면 가입할 수 있어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많은 고객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에 앞서 업계 최초로 사망보험을 건강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무배당 교보내생애맞춤건강보험(갱신형)’도 부모 세대를 위한 상품으로 꼽힌다. 국내 처음으로 사망보장을 건강보장으로 바꿀 수 있는 계약전환용 상품으로 올 4월 출시 이후 큰 관심을 받았다. 올 5월 혁신적인 상품으로 인정받아 11월 말까지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출시 반년 만에 약 3만 명이 건강보험으로 바꾸는 등 올해 히트 상품으로 우뚝 섰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사망보험의 주계약을 맞춤형 건강보험으로 전환해 건강보장 혜택은 늘리고 보험료 부담은 낮춘 것이 특징이다. 기존 종신보험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강보험으로 바꿀 수 있어 보험료 부담을 크게 줄었다. 주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건강보험으로 바꿀 수 있다. 고객의 선택에 따라 사망보장과 건강보장 수준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중대한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증 등 다양한 질병을 보장하고, 각종 특약을 통해 진단·입원·수술 등 폭넓은 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사망보장을 건강보장으로 부분 전환이 가능하도록 해 고객이 직접 전환비율을 조정할 수 있어 진보성이 인정된다”며 “고객에게 유리한 기존 특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선택권 측면에서도 유용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어도 가입 가능 암보험 인기


부모 보험의 대표 상품으로 돌풍을 일으킨 한화생명의 ‘100세 건강 입원수술 정기보험’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인기 비결은 100세까지 보험료 인상의 부담 없이 입원과 수술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발병 원인을 불문하고 질병과 재해로 입원할 경우 첫날부터 하루 2만원씩 보험금을 받는다. 수술시에도 약관에 정한 수술 종류에 따라 1회당 1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보험금이 나온다. 입원과 수술을 모두 포함한 최대 보험금은 2500만원이다. 의료비뿐만 아니라 사망보장도 100세까지 보험료 갱신 없이 그대로 이어진다. 1000만원부터 2억원까지 가입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의 필요에 따라 보장 금액을 선택하면 된다. 가입 연령이 70세까지라서 부모를 위한 효도 상품으로 통한다. 최성균 한화생명 상품개발팀장은 “질병에 대비할 수 있게 입원과 수술을 100세까지 갱신 없이 보장하는 진정한 고객 중심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용으로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무배당 e입원비보험’과 ‘무배당 e수술비보험’은 80세 만기 비갱신형 상품으로 입원비와 수술비 보장을 주계약으로 한다. 입원비 보험은 이틀 이상 입원할 경우 질병에 따라 입원 하루당 최대 9만원을 받을 수 있다. 암과 허혈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중대질병으로 입원할 경우 특정 질병 재해 입원보험금을 추가로 준다. 수술비 보험은 수술 종류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보험금을 보장한다. 만 6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데 월 보험료는 순수보장형 기준으로 1만원 미만이다.

부모 세대에게 문호를 개방한 암보험도 인기다. KB생명의 ‘무배당 KB국민 실버든든 암보험’은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15년 갱신형으로 100세까지 보장된다. 보험 가입 후 암 진단시 2000만원, 특정암(유방암, 남성·여성 생식기암) 진단시 500만원, 기타피부암·갑상선암·제자리암·경계성종양 진단시 200만원을 지급한다. 가입 후 2년 이내 발병할 때 보장 금액의 50%를 지급한다. 특히 고혈압 혹은 당뇨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어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또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건강검진 결과를 제출해 고혈압과 당뇨병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납입보험료의 5%가 할인된다. 라이나생명의 ‘무배당 뉴실버암보험’도 8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암보험으로 고령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고혈압·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에 대해 무심사를 적용해 가입 문턱을 낮췄다. 10년 만기 갱신형 상품으로 100세까지 보장한다.

어린이보험의 경우 평생보장형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이 올 8월 ABL생명으로 개명하기 직전 내놓은 ‘무배당 처음부터끝까지우리아이보장보험’이 대표적이다. 자녀가 태아일 때부터 노년까지 한 가지 보험으로 주계약 보험료의 변동 없이 오래도록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험 가입 나이와 보장 나이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0세부터 19세까지 폭 넒은 연령대의 자녀가 가입할 수 있는데, 100세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중도 급부형을 선택하면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일정 금액을 입학자금으로 수령한다. 주계약에서 아이의 골절·입원·수술·질병과 항암 치료, 치아 치료에 다양한 의료비를 지원한다. 교통사고를 포함한 재해와 유괴·납치·폭행·강도 등과 같은 범죄 피해까지 보장한다. 선택 특약을 통해 산모와 태아, 유자녀 학자금, 실손 의료비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3인 이상 다자녀 가구의 경우 주계약 보험료의 0.5~1%를 할인받는다.

위험 보장 넘어 자녀 목돈 마련 어린이보험


어린이 전용 암보험도 있다. 신한생명의 ’무배당 신한아이맘든든생활비암보험‘은 갱신 없이 100세까지 보장한다. 어린이 사망 원인 중 소아암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나온 상품이다. 태아부터 1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보험기간 중 특정암으로 진단받으면 매월 100만원씩 5년 간 총 6000만원의 생활비가 나온다. 유방암 또는 전립선암 진단시 2000만원, 소액암은 200만원의 진단 급여금을 지급한다. 장애인 가족(5%), 다자녀 가정(0.5~1%), 저소득층(5%)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석재 신한생명 상품 개발팀장은 “가족 구성원이 암에 걸리면 치료비 못지않게 생활비가 큰 부담이 된다”며 “신한아이맘든든생활비암보험을 통해 암으로 인한 치료비는 물론 소득 상실에 대해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뿐만 아니라 자녀의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안면 특정 질환과 외모 특정 상해에 대한 특약이 있는 보험도 있다. 바로 DGB생명의 ’어린이성장플러스보험‘이다.

보장성 상품 이외에 자녀의 목돈 마련을 위해 특화한 상품도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무배당 라이프플래닛e에듀케어저축보험‘으로 학자금·유학자금·사회진출자금 등 시기별 교육자금 마련을 돕는 상품이다. 목표 시점에 중도 인출이 가능하고, 자녀가 장학금을 타거나 경제적으로 자립해 교육자금이 필요 없게 될 경우 부모의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3%대의 공시이율을 제공하는데 복리로 운영돼 목돈 마련에 효과적이다. 한화생명의 ‘e자녀연금보험’도 어린이용 연금보험이다. 연금 지급 형태를 학자금형·결혼자금형·평생연금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처음 들 때 평생연금형으로 가입했다가 연금 개시 전에 필요한 자금형태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1408호 (20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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