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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거듭하는 포스코의 제철공법] 파이넥스공법으로 쇳물 2000만t 생산 돌파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중형차 2000만대 분량...“선진국서도 성공 못한 차세대 공법”

▎포스코가 12월 7일 파이넥스 쇳물 상업생산 누계 2000만t 달성 기념식을 가졌다. / 사진 : 포스코
포스코가 고유 기술로 자체 개발한 제철공법 파이넥스(FINEX)로 쇳물 2000만t 생산을 돌파했다. 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 상업생산 설비를 처음 가동한 이래 10년 8개월 만에 쇳물 누계 2000만t을 생산했다고 12월 7일 밝혔다. 2000만t의 쇳물은 중형차 20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1990년대 초부터 수천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해 개발한 쇳물 생산 설비다.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설비투자비와 생산원가를 동급 고로(용광로) 대비 85%까지 절감할 수 있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기존 고로 대비 각각 40%와 15%에 불과하다. 초미세먼지 배출량도 기존의 34% 수준이라 환경오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파이넥스의 역사는 1990년대 초 포스코가 진행하던 용융환원 제철법 연구를 정부가 국책과제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7년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2공장, 2014년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 등이 차례로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포스코의 파이넥스는 매일 약 1만t의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는 여러 난관도 있었다. 1998년에는 600억원이 투입되고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추가 투자에 대한 회사 안팎의 반대가 심했다. 그러자 당시 경영진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1000억원의 기술개발비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개발은 탄력을 받게 됐다. 2003년에는 파이넥스 공법 중 핵심 설비인 성형철(HIC) 생산설비를 선진국에서 도입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적도 있다. 이에 80여 명의 사내 설비전문가가 모여 3개월 간 수십여 차례의 시험 끝에 성형철 설비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현재 파이넥스와 관련해 성형탄 기술특허 등 200여개 국내 특허와 20여개국에서 50여개 이상 해외 특허를 갖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철강사와 협약을 맺고 파이넥스 공법 수출도 협의하고 있다. 이상호 POIST 실용화추진반장(파이넥스담당 상무)은 “100년 이상 철강 생산 역사를 가진 선진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차세대 혁신 철강제조공법을 역사가 50년이 채 되지 않는 포스코가 실현했다”며 “패스트 팔로워에서 세계 철강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이뤄 뿌듯하다”고 말했다.

※ 파이넥스(FINEX)공법

포스코 고유 제철 기술로 기존 용광로에 비해 환경 친화적이고 쇳물 제조 원가가 낮다. 기존 고로 공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유연탄을 고체로 만드는 소결·코크스 공정을 거쳐야 했지만 파이넥스 공법은 이를 생략해 원가를 15% 정도 절감한다. 가루 형태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그대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혁신 공법이다. 포스코는 파이넥스공법을 처음 상용화한 설비를 2007년 4월 10일 가동했다.

1413호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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