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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5위 삼성SDI 전영현 대표] 배터리 부문 되살려 3년 만에 흑자 전환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생산공정·조직문화, 글로벌 영업망 재편 … 대형 배터리 사업도 올해 흑자 전망

삼성SDI는 올 1분기 7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영업적자 673억원)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은 46.3% 늘어난 1조9089억원을 기록했다. 2015~16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삼성SDI가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2차전지는 전기차 보급 등 세계적인 에너지 대전환을 맞아 가장 촉망받는 분야다. 삼성SDI 업계 수위를 다투면서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중대형 배터리 성장 부진 등 온갖 악재에 시달렸다. 그러나 전영현 대표가 2017년 3월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실적 개선의 공을 전 대표에게 오롯이 돌리기는 어렵다. 배터리 사업은 기존 수주와 생산 투자 효과가 1년 후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전 대표는 배터리 공정 개선과 생산 안정화 등을 통해 시들어가던 배터리 부문을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앞으로 성장 경로의 길을 닦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성공신화를 일군 전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위기 극복’을 내세우며 경영 효율성 개선과 조직문화 개선에 힘을 쏟았다. 전기차·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친환경 전력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 이에 삼성SDI는 유럽과 중남미, 중국 등 지역의 영업망을 점검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멕시코 법인 등은 완전히 정리하는 등 영업 전략을 재설계했다. 전 대표의 주문으로 올 말 가동 예정이던 유럽 배터리 공장 양산을 상반기로 앞당겼다. 또 기술마이스터 제도 확대 등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생산공정 개선 등 기술역량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전 대표는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성장을 뒷받침한 생산성과 공정기술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런 사업 전개 성과는 올해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주를 크게 늘린 영향으로 중대형 배터리 사업 부문이 흑자를 낼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BMW·폴크스바겐 등 삼성SDI의 유럽 완성차 고객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발주를 늘릴 계획인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53만대의 차를 판매한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0%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올레드패널 출하량 증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올해 매출 8조3700억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이익 4970억원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영업이익은 297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약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 반도체 업계 증설 등 전방산업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배터리 시장이 반도체·디스플레이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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