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정·조직문화, 글로벌 영업망 재편 … 대형 배터리 사업도 올해 흑자 전망
삼성SDI는 올 1분기 7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영업적자 673억원)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은 46.3% 늘어난 1조9089억원을 기록했다. 2015~16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삼성SDI가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2차전지는 전기차 보급 등 세계적인 에너지 대전환을 맞아 가장 촉망받는 분야다. 삼성SDI 업계 수위를 다투면서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중대형 배터리 성장 부진 등 온갖 악재에 시달렸다. 그러나 전영현 대표가 2017년 3월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다.실적 개선의 공을 전 대표에게 오롯이 돌리기는 어렵다. 배터리 사업은 기존 수주와 생산 투자 효과가 1년 후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전 대표는 배터리 공정 개선과 생산 안정화 등을 통해 시들어가던 배터리 부문을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앞으로 성장 경로의 길을 닦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성공신화를 일군 전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위기 극복’을 내세우며 경영 효율성 개선과 조직문화 개선에 힘을 쏟았다. 전기차·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친환경 전력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 이에 삼성SDI는 유럽과 중남미, 중국 등 지역의 영업망을 점검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멕시코 법인 등은 완전히 정리하는 등 영업 전략을 재설계했다. 전 대표의 주문으로 올 말 가동 예정이던 유럽 배터리 공장 양산을 상반기로 앞당겼다. 또 기술마이스터 제도 확대 등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생산공정 개선 등 기술역량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전 대표는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성장을 뒷받침한 생산성과 공정기술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이런 사업 전개 성과는 올해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주를 크게 늘린 영향으로 중대형 배터리 사업 부문이 흑자를 낼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BMW·폴크스바겐 등 삼성SDI의 유럽 완성차 고객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발주를 늘릴 계획인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53만대의 차를 판매한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0%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올레드패널 출하량 증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삼성SDI는 올해 매출 8조3700억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이익 4970억원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영업이익은 297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약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 반도체 업계 증설 등 전방산업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배터리 시장이 반도체·디스플레이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