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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움직임에 따라 시장 흐름 좌우
초기 재건축은 거품 빠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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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력보다는 대응력이 중요한 시기집값은 소화불량과 동맥경화증이 심각해서 ‘임계점(臨界點·critical point)’을 지나지 않는 한 급락은 쉽게 오지 않는다. 말하자면 시장이 썩어 문드러져야 급락세가 온다는 얘기다. ‘공급 물량이 많은 해=집값 급락’으로 연결하는 단순 도식은 위험하다. 시장에서 나도는 ‘10년 주기설’도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과거에 일어난 일만을 가지고 섣부르게 패턴을 만드는 것은 미래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인간심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비합리적인 믿음이 될 수 있다. 오죽하면 ‘10년 주기설이 나오는 것은 손가락이 10개이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손가락이 8개라면 8년 위기설이 나오지 않았을까. 어쨌든 한두 가지 변수나 과거 사건을 내세워 미래를 예단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과학적인 사실을 뒷받침하지 않는 왜곡된 신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념은 때로는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는 철학자 니체의 고언을 되새기는 것이 좋다. 섣부른 예측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는 오픈 마인드, 그리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힘이 중요한 것이다.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됐지만 이들은 그렇게 겁을 내지 않는 것 같다.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있어야 내는 세금인 데다 안 팔면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보유세는 부동산을 갖고만 있어도 내야 하는 세금이라 압박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주로 고가 주택이나 알짜 부동산을 보유한 연령대는 고령층이나 은퇴를 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보유세 인상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6~7월 공개되는 보유세 개편안에서 부담될 정도로 보유세가 많이 오른다면 ‘팔자’로 선회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앞으로 집값 하락 신호가 분명하다면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보유세 인상이 미미하다면 ‘버티기’를 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을 것이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 등 세제개편에 관한 주요 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해 6~7월 보유세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지금까지 관측으로는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압박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 5년 이상 오른 적 없어시장이 불확실성이 크진 만큼 일희일비하기보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 시장을 멀리 바라보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시장을 냉철하게 바라보자. ‘비관주의는 기분의 산물이고 낙관주의는 의지의 산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주관적 함정에 빠지기보다 균형적이고 객관적인 전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명한 것은 주택시장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2013년 1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올해로 5년째 상승세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5년 이상 오른 적이 없다. 강남과 같은 인기 지역에서 아파트 값은 그동안 2~2.2배 정도 상승했다. 상승 에너지를 쏟아내 추가적으로 급등하기에는 녹록하지 않다. 보유세를 비롯한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명한 투자자는 보수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다. 보수적인 투자자의 덕목은 추격 매수보다는 저점 매수와 자기자본 비중 높이기 전략이다.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하는 투자보다 자기자본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대출을 내더라도 집값의 30% 이내, 원금과 이자 납입액이 월급의 30% 이내로 줄이는 게 현명하다. 현명한 투자자는 불황기에 빛을 발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도 “썰물 때가 되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는지 드러난다”고 강조했다.무엇보다 이제는 평균회귀를 떠올릴 때가 됐다. 평균회귀는 과거의 일을 분석하거나 철학적으로 사고할 때 유용한 도구다. 그래서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빗대 사필귀평(事必歸平)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세상일은 반드시 평균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부동산에서는 영원한 호황도, 영원한 불황도 없다. 부동산은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는 사이클이다. 사람들은 오늘 집값이 오르면 내일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이른바 ‘지속 편향’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달이 차면 기울 듯 가격도 많이 오르면 내리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어쨌든 여러 변수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공격보다는 방어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좋은 것 같다.
[박스기사] 상가·오피스텔 투자 괜찮을까? - 임대수익률, 반드시 자기자본수익률로 따져야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대출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입지나 공급 등 여러 변수를 따져 선별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은퇴자들이 쉽게 떠올리는 수익형부동산 상품이 상가다. 하지만 상가는 ‘모 아니면 도’라는 말이 있듯 초보자들에게는 위험하다. 특히 신규 분양 상가는 실패 확률이 높은 만큼 신중하는 게 좋다. 신규 상가는 분양가나 임대료 모두 거품이 끼기 쉽다. 아파트는 분양을 받아 가끔 대박을 터뜨리지만 많은 상가들은 계약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가장 큰 이유는 고(高)분양가다. 개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분양가가 처음부터 부풀려진다. 너무 높은 분양가는 소비자가 가져가야할 이익을 공급자가 중간에 차지해버리는 꼴이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의 몫은 쥐꼬리 정도이거나 되레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상가 전문가는 “수도권에서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신규 분양 상가들이 30%가량 되는 것 같다. 상가 불패 신화는 옛말”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례신도시 등에서 상가를 분양받았지만 임차인을 찾지 못해 분양가 이하로 내놓는 매물이 나올 정도다. 신규 분양 상가는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나 임대료가 오르기는커녕 낮아지는 곳도 수두룩하다. 상권의 활성화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데다 초기 거품이 빠지기 때문이다.상가의 초기 임대수익률이 연 5% 이상은 나와야 한다. 추후 임대료 하락 가능성을 감안해서다. 또 계산법의 착시를 조심해야 한다. 임대수익률을 계산하는 기준은 자기자본수익률(ROE)이다. 즉, 대출을 제외하고 내 돈으로만 투자해 얻은 임대수익률인 ROE로 따지는 게 정확하다. 대출 지렛대를 사용하면 수익률이 확 올라간다. 대출 금리가 낮아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실제 받을 수 있는 임대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견본주택 등에서 수익률을 부풀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산법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명심할 것은 나중에 필요해서 대출을 받더라도 해당 상가의 임대수익에 대한 경쟁력 판단은 ROE로 삼으라는 것이다.신규 분양 상가는 실패한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는 게 현명하다. 도시 면적이나 인구 대비 상업용지 비율이 높거나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비싼 곳은 피하고, 특히 웃돈을 주고 상가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수적인 은퇴자라면 신규 상가보다는 상권 성숙지역을 고르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필자가 상가를 둘러보면서 느낀 것은 ‘상가 투자는 세입자의 시선으로 봐야 실패가 없다’는 것이다. 월세는 건물주인이나 중개업자가 아니라 세입자가 내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는 세입자가 보는 눈은 정확하다. 실패하지 않는 상가 투자의 방법은 바로 세입자의 마음을 읽는 ‘역지사지의 지혜’다. 세입자 선호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액이 꾸준한 곳이다. 가령 지하철역 출구에서 10m 이내의 1층 코너상가나 대학교 후문은 접근성이 좋아 고객이 끊이지 않는다. 상가를 살 때에는 ‘다리품을 팔아 현장에서 온몸으로 느껴라. 그리고 가슴이 떨리면 사라’고 조언하고 싶다.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소형 주택 등 대체재의 공급에 영향을 쉽게 받는다. 그래서 주거용 오피스텔보다는 사무실 용도를 겸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낫다. 오피스텔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이 55%를 넘으면 임대 놓기가 수월하다. 오피스텔은 투자금 대비 임대수익만 생각한다면 로열층보다는 비로열층이 유리하다. 임대료는 매매가격만큼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4월 현재 서울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 4.79%로 5%가 채 되지 않는다. 2010년 8월 연 6.02% 피크를 찍은 후 계속 하락세다.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임대료가 크게 오르기 힘들다. 그리고 오피스텔은 부동산시장에서 비주류 상품으로 되팔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이다. 순수한 임대 목적으로 빌라와 오피스텔을 산다고 하더라도 제값 주고서는 메리트가 없다. ‘부동산 할인 매장’인 법원경매나 공매시장에서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주택시장의 메이저리그인 아파트를 노크하는 게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