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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속에 금값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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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금 시장을 식게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강한 달러’다. 금값은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비례해 움직인다. 금은 국제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치 여부가 금값을 좌우하는 것이다. 달러가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 살아나는 미국 경기, 덩달아 오르는 물가, 이로 인해 본격화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이 내리고 있는 것이다. 금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금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증권정보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4.02%로 40개 펀드테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수익률 역시 -4.55%로 최하위다. 금펀드가 속한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39%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에도 한참 뒤처지는 성적표다. 이 회사가 3월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최근 6개월 테마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금펀드는 -4.19%로 꼴찌였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하다. 우선 안정세를 이어간다는 측은 금값이 상승하려면 달러화 가치가 다시 떨어져야 하는데, 미국의 경기 회복세를 보면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든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금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통화긴축에 가속페달을 밟는 것도 금값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의 상승은 곧 돈의 가치 상승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물자산은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가속화가 예상되는 하반기는 실질 금리가 오르면서 금값은 더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통화긴축에도 위험자산 헤지 수단으로 금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통화정책 변화는 주식시장 등 금융자산 변동성을 높여 위험자산을 헤지하는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5년여 만에 금을 매수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물가가 오르고 뉴욕 증시 조정 위험이 커지고 있어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진 킹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과거 여섯 차례 금리 인상기 중 네 차례는 금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한 만큼 금리와 함께 금값이 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금 매수 의견을 내놓은 건 5년 만이다. 수급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경 규제로 인한 광산생산 감소로 금 공급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일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금 투자를 고려한다면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전자산인 건 맞지만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전체 자산에서 10~20% 정도 비율을 잡고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금을 현물로 살 경우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데, 되팔 때는 돌려받을 수 없는 만큼 금값이 10% 이상 오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물로 금을 사는 것은 투자 수익보다는 자산가치 저장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나 일반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파는 금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은 무엇보다 장기적 추세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절세 효과 등을 고려해 자산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하는 전략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