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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의 미래는] 블록체인 기술 적용하면 우버·에어비앤비 사라질 수도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
공유경제 규모 2022년 402억 달러로 성장 예상 …라주즈·웹젠·스팀잇 등 부상 가능성

▎블록체인에 공유경제를 접목한다면 우버나 에어비엔비를 능가할 수 있는 플랫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세계 유니콘 기업 가운데 기업가치 1위인 우버.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설립한 지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한다. 유니콘은 ‘이마에 뿔이 하나 달린 말’을 형상화한 상상 속의 동물로, 성공한 벤처기업을 설명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성공하는 벤처기업이 유니콘처럼 나타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모두 236개로 조사됐다. 이들의 기업가치를 합한 금액은 8110억 달러(약 810조원)에 달한다.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0조원) 이상인 ‘뿔이 10개 달린 말’인 데카콘(Decacorn) 기업은 16개로 나타났다.

세계 유니콘 기업의 CEO 가운데 80.5%가 미국·중국·인도 출신이었다. 데카콘 기업 16개 모두 이들 3개국에서 나왔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쿠팡·엘로모바일·L&P코스메틱 등 3개에 불과했다. 유니콘 기업을 업종 분류했을 때,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업종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로 나타났다. 미국의 우버가 차량공유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이를 벤치마킹한 국가에서 차량공유 유니콘들이 나왔고, 공유 대상도 자전거·항공기·오토바이 등으로 확대됐다.

블록체인 플랫폼, 2025년 세계 GDP 10% 차지

세계 유니콘 기업 가운데 기업가치 1위는 우버다. 그 다음으로 디디추싱·샤오미·차이나인터넷플러스홀딩스·에어비앤비·스페이스X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세계 유니콘 기업 순위 10위권 중 미국 기업이 5곳, 중국 기업이 5곳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미국 기업이 6곳, 중국 기업이 4곳이었는데, 올 들어 미국 기업 하나가 밀려나고 그 자리를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유니콘 기업 중에 가장 관심을 받는 기업은 우버와 에어비앤비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공통점은 공유경제 기업이라는 점이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보면 수요자와 공급자 중간에서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유경제의 위력은 대단하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86억 달러로, 2022년에는 402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유경제가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으로, 세계 공유경제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공유경제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유경제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오는 2025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 GDP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필자는 블록체인에 공유경제를 접목한다면 우버나 에어비엔비를 능가할 수 있는 플랫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얼마 전 모 대학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아이콘 되기’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블록체인을 잘 적용한 기업이 우버·에어비엔비·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을 능가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 세상을 바꿀 블록체인 기술은 물론, 이 기술을 결합한 공유경제 기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 탭스콧은 “공유경제 기업들은 도대체 무엇을 공유했나?”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의 주장은 공유경제 기업들이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모든 정보와 경제적 이익은 이용자가 아닌 회사들이 다 챙겼다는 것이다.

2008년 공유경제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는 진정한 공유경제의 특징으로 ‘독점과 경쟁이 아닌 공유와 협동 경제’ ‘중개자 없는 개인 간 직거래(P2P)’ 등을 꼽았다.

우버·에어비앤비 등 기술과 자산을 나누는 공유경제에선 플랫폼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유경제는 플랫폼 경제라고도 할 수 있다. 승차공유 앱인 우버는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그동안 택시회사들은 세계 많은 도시에서 대중교통 수단을 독과점해왔다. 택시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등장한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앱 또한 하나의 회사가 통제하는 중앙집중화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 승차공유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들이 서로 교류하는 방식인데, 승차 거래를 진행하는 중개인을 두고 있는 셈이다.

공유경제 탈중앙화로 진화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은 승차공유 앱을 탈중앙화(블록체인 기술로 기존 중앙 집중식 체계를 탈피하고 개인간 거래(P2P) 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우버와 같은 중개인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없앨 수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라주즈(La’ zooz)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블록체인형 우버’라고 할 수 있다. 라주즈는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차량공유에 도입했다. 운전기사가 차량을 운행하면, 운행거리에 따라 주즈 토큰이라는 가상화폐를 획득할 수 있고, 이용자의 경우 크라우드 세일이나 암호화폐공개(ICO) 등을 통해 토큰을 구입해서 사용한다. 즉, 블록체인 생태계에 설립된 플랫폼은 탈중앙화와 함께 자체적인 결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실 우버는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고, 운전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떼고 80%를 운전기사에게 준다. 때문에 어찌 보면 운전기사는 우버에 고용된 것이다. 그러나 라주즈는 운전기사가 회사에 주는 수수료가 없는 데다 블록체인 기술이 바탕이기 때문에 개인 간 거래(P2P)가 이뤄지게 된다. 블록체인 기반 공유경제 플랫폼은 적은 수수료와 다수가 기술·재능을 검증하는 시스템, 탈중앙화된 거래방식을 무기로 삼아 수수료 대신 이용 가격을 낮춰 이용자와 운전자 모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다. 세계 각 도시에서 남는 방을 남에게 빌려주는 아이디어로 기존 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왔다. 에어비앤비는 호텔이나 여행사와 같은 중개인을 없애고, 사람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중개인을 없애는 첫 단계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거래 촉진을 위한 플랫폼 회사가 존재한다.

블록체인 기반 호텔·아파트 렌털 플랫폼은 에어비앤비처럼 운영된다. 하지만 거래와 예약을 관장하는 중개인 없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사람들 사이에 직접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 향후 많은 전통적 호텔 예약 플랫폼이 블록체인 기반의 예약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호주에 있는 호텔 예약 서비스 기업 웹젯은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보증금 시스템, 중복 예약 방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컨대 임대 계약에 대한 기간과 금액, 보증금을 집주인과 세입자 양자가 확인할 경우 임대계약이 완료되는 형식이다. 임대를 마무리하고 계약이 종료되면 사용료를 차감한 보증금을 자동으로 환급받고 계약은 종료된다. 이처럼 이용자를 위한 진짜 공유경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탈중앙화로 진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암호화폐 발행 검토


블록체인 기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콘텐트 플랫폼 스팀잇은 페이스북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이 광고로 많은 매출을 올리지만 이는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트와 정보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의 매출은 129억7000만 달러(약 14조원)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한 규모다. 매출 중 99%에 해당하는 127억8000만 달러는 광고에서 벌었다. 지난 4월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사고에도 올 1분기 실적은 개선됐다. 올 1분기에도 광고 매출은 118억 달러로, 이 중 91%는 모바일 광고 매출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5%)보다 매출 비중이 늘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콘텐트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이용자들에게는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스팀잇은 이용자가 글을 올리는 순간 코인으로 보상한다. 또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좋아요’를 받을수록 더 많은 보상을 추가로 부여한다. 이용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좋은 콘텐트에 대해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 콘텐트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신뢰성과 보안에도 뛰어난 스팀잇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스팀잇이 발행하는 ‘스팀’은 성공 가능성이 큰 암호화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기존 공유경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기술을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도 최근 22억 이용자 대상의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 결제수단으로 쓸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는 암호화폐를 연구하는 데 시간을 쓰겠다”면서 “이를 적용해 페이스북상에서 각종 증오 발언과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1년여 전부터 새롭게 부상하는 미래 기술인 블록체인을 페이스북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연구해왔다.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되면 공유경제 기업들에게 일대 전환기가 올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22억 명의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이는 어떤 암호화폐보다도 시장에서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아마존·페이스북·구글 같은 거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암호화폐가 급부상해 시장에서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44호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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