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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BMW 조심해, 이 놈은 진짜야” 

 








1986년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합니다. 대표 선수는 ‘포니2’였습니다. 미쯔비시 오리온 엔진을 달았고 울산 공장에서 생산했지요. 미국 판매명은 ‘엑셀’이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5000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신차’로 홍보했고, 차도 꽤 팔렸습니다. 하지만 2년이면 잔고장이 발생했고, 서스펜션이 약해 차가 출렁이며 균형을 잃곤 했습니다.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현지 언론은 ‘스카치테이프로 조립한 차’라는 혹평을 날렸습니다. 2010년 이후 현대차는 세계 5대 자동차 생산 업체로 성장합니다. 그래도 ‘싸고 그럭저럭 탈만한 차’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습니다. 반전이 필요했습니다. 2015년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내놓았습니다. 일본 도요타에 렉서스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대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 중이지만 제네시스 G70이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차로 꼽혔습니다. ‘BMW 조심해라, 이놈은 진짜다’라는 멘트도 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을 넘어 세계가 인정한 기술력을 쌓은 결과입니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현대차가 다시 질주할 수 있을까요?

- 글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 사진 현대차 제공

1464호 (20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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