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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눈길 끄는 제네시스 G70 | 소비자에겐 즐거움, 경쟁자에겐 두려움 

 

제네시스 G70,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선정… 2019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도 올라

▎루크 동커볼케 현대·기아차 디자인 최고 책임자, 제네시스 칼라 팀장 보제나 랄로바, 이상엽 현대 스타일 담당(왼쪽부터)이 G70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제공
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11월 27일 LA오토쇼에서 ‘올해의 차’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모델 제네시스 G70이었다. 모터트렌드는 선정 이유를 설명하며 “역동적 성능과 우아함, 효율적인 엔진이 소비자에게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경쟁자에게는 두려움을 줄 것”이라고 호평했다. 모터트렌드는 1949년 창간된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로 해마다 연말 올해의 차를 발표한다. 한국 자동차가 이 매체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은 69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제네시스 G70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CLS, 아우디 A6 및 A7, 렉서스 ES 등 총 19개 차종이 경쟁했다.

모터트렌드는 G70을 소개하며 현대차의 역사도 함께 다뤘다. 모터트렌드는 “30년 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현대차는 4995달러의 낮은 가격표에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소형차 엑셀을 미국에 출시했다”며 “당시 미국인들은 ‘현대’라는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도 몰랐다“고 소개했다. 이어 “30년이 지난 지금, 제네시스가 BMW 3시리즈의 강력한 대항마 G70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람보르기니·부가티·벤틀리 출신 전문가의 합작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2015년 11월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공식 출범했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 명칭은 성능·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진보와 혁신을 이뤄 고급차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G70은 현대차가 가진 역량을 대거 쏟아부어 만든 모델이다. 람보르기니 출신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중심으로 BMW에서 온 알버트 비어만과 파예즈 라만, 벤틀리 출신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와 이상엽, 부가티 디자이너 출신 사샤 셀리파노프, 벤츠 출신 보제나 랄로바가 힘을 모았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세단 라인업을 완성하는 G70을 출시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항상 모든 고객을 위한 럭셔리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70은 2017년 9월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고, 미국에는 2018년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252마력의 성능을 자랑하는 2.0L 터보차저 직렬식 4기통 엔진과 365마력의 3.3L 트윈-터보차저 병렬식 6기통 엔진 등 2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2.0 터보 모델에는 6단 수동, 8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뤘다. 3.3 터보 모델은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정시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제로백은 4.7초, 최대 시속 270k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VGR)과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을 기본 탑재해 민첩한 핸들링 응답성과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모터트렌드 편집장 에드워드 로는 G70을 시승한 후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3.3 터보엔진의 매력이 G70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며 주행 능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디자인 역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객원 평가위원 크리스 테오도어는 “마치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뛰어난 인테리어”라고 표현했다. 전 크라이슬러 디자인 총괄이었던 톰 게일은 “패키징과 각종 디자인 요소 조합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평했다. 모터트렌드 부편집장 마이클 칸투는 “G70은 다른 브랜드가 꿈꾸는 핏과 마감 실력을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최근 제네시스 G70은 미국 전역에서 호평받고 있다. 2016년 G90에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 역대 두번째로 2019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결과는 내년 1월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모터쇼에서 발표된다. G70은 미국 자동차 전문 매거진인 ‘카앤드라이버’ 베스트 톱10에도 선정됐다. 우수한 상품경쟁력을 현지에서 잇따라 인정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성공하는 핵심 요인으로 제품의 이미지를 꼽을 수 있다”라며 “제네시스 G70이 미국 자동차 전문지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은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정받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기사] 모터트렌드 역대 올해의 차는 - 자동차 역사에 획을 그은 모델들

1949년 모터트렌드는 올해의 차 선정을 시작했다. 영광의 1회 수상 모델은 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이 차지했다. 1958년부터 브랜드에서 특정 모델로 수상 방식이 변한다. 2세대로 진화한 포드의 늘씬한 스포츠카 선더버드가 주인공이었다. 이후 쉐보레 콜베어, 폰티악 템페스트 같은 미국산 고성능차들이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1970년부터는 수입차 모델을 따로 꼽아서 시상했다. 첫번째 수입 올해의 차는 포르쉐 914가 차지했다. 제임스 딘이 특별히 사랑했던 모델이다. 1999년 모터트렌드는 수입차 부문을 없애고 올해의 차 하나로 통일했다. 글로벌 시대에 수입과 미국산을 구분하는 의미가 없어져서다. 승부는 더욱 치열해졌다. 2004년 도요타 프리우스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대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차에 꼽혔고, 닛산의 괴력 넘치는 스포츠카 GT-R은 2009년 올해의 차로 뽑혔다. 2011년에 선정된 쉐보레 볼트는 ‘주행거리 연장전기차(EREV)’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2013년 전기차 사상 최초로 선정된 테슬라 모델 S는 전기차 시대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2017년 최고의 차로 꼽힌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는 대중적인 저비용 전기차라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지난해 수상차는 알파로메오 줄리아였다. 이탈리아 모터스포츠를 이끌던 알파로메오가 높은 주행 성능을 갖추고 돌아온 점에 자동차 전문가들이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번 G70의 수상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음을 입증하는 이정표라는 평가다.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1464호 (20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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