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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찾는 포스코] 순혈주의 타파하며 2차전지 소재사업 육성 

 

남승률 기자
포스코켐텍 중심으로 양극재·음극재 생산… 리튬 염호·정광 확보하고 추출 기술도 개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켐텍 음극재 1공장 종합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
‘철강·비철강·신성장’. 지난해 12월 조직을 개편한 포스코는 ‘100대 개혁과제’를 실천하는 한편 철강 일변도에서 탈피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육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신성장 부문은 그룹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짊어지고 있다. 특히 신성장 부문장으로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했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를 중용한다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서다.

미래 신성장 사업은 2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국내외 양극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높이고 석탄을 활용한 탄소 소재와 인조 흑연 음극재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정우 회장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드는 회사를 통합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측면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며 “2030년 포스코의 에너지 소재 시장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고 연간 1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현재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각각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포스코켐텍이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그룹 내 에너지 소재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포스코ESM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르면 내년 4월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올해 안에 양·음극재 사업조직을 에너지소재사업본부로 일원화해 합병을 준비하고, 산하에 에너지소재연구소를 새로 만드는 등 단계적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해 사업과 인력을 차질 없이 융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은 양·음극재 설비투자로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1년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1조4000억원 이상을 거두는 글로벌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할 목표를 내세웠다.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11월 세종시에서 2차전지 음극재 1공장의 준공식과 함께 2공장 착공식을 갖고 음극재 생산라인 확대에 착수했다. 생산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해 돌발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다. 연산 2만4000t 규모의 1공장 9개 라인과 더불어 연간 총 7만4000t의 음극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는 30kw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270만대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또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음극재·전극봉의 원료가 되는 침상코크스 생산공장을 포스코켐텍에 신설, 고부가 탄소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호주 갤럭시리소스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를 2억8000만 달러(약 3120억원)에 인수했다.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이뤄진 첫 번째 대규모 투자다. 이 염호는 20년 간 매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를 보유하고 있다. 호주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는 연간 4만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정광을 장기로 구매하기로 했다. 이렇게 원료 수급 문제를 해소해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t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는 리튬 제조 관련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주축이 돼서 연구개발을 추진한 지 2년 여 만인 2012년 2월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1476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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