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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만성피로 갈등 극복] 스트레스부터 점검하라 

 

호르몬 불균형 일으켜… 환경독소도 주의해야

▎사진:© gettyimagesbank
그녀는 요즘 너무 피곤하다. 주말이면 피로 회복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멍하게 있거나 잠을 자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가시질 않는다.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아침에 간신히 일어난다. 직장에 출근하면 오전부터 기운이 없다, 커피를 마셔야 겨우 정신이 난다. 오후에는 식곤증이 더 심해지고, 이유 없이 무기력증에 빠진다. 저녁을 먹고 나면 몸이 나아진다. 오히려 밤에 정신이 말똥말똥해지기가 일쑤다. 이런 상태는 적어도 6개월이 넘은 듯하다.

지난 연말 감기몸살로 한 달 이상 고생했는데 감기가 조금 좋아지자, 소화가 잘 안 돼 한동안 위염 약을 달고 살았다. 변비와 설사가 자주 있어서 대장내시경을 해 봤지만 정상이다. 아침이면 간간히 코피가 나는데, 겨울철 건조한 날씨 탓이려니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더구나 올해 초엔 밤중에 심한 두드러기가 생겨 응급실을 몇 차례 찾았다. 만성 알레르기라고 한다. 몸 상태가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피로 원인은 신체적·정신적·환경적 스트레스

대학병원에 진료를 예약했다. 큰 병이 아닐까 너무 걱정된다. 학교 졸업 후 지금의 직장에 입사해 30년 넘게 탈 없이 근무했다. 아파서 쉰 날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나름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술자리도 적당히 피했다.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일찍 승진해 그럭저럭 잘 지내왔다. 2년 전 새 상사가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괴팍한 성격에다 여러 가지 오해가 겹쳐 2년 간 정말 죽을 맛이었다. 연초 2년 임기의 그 상사가 퇴직했기에 그녀는 몸과 마음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오히려 정반대다. 불면증과 더불어 우울증까지 생긴 듯하다. 너무 힘들다.

피로는 몸과 마음이 힘들게 기능하는 상태다. 원인은 신체적·정신적·환경적 스트레스다. 격한 운동이나 노동, 심리적 충격이나 불면, 우울증이나 권태에서 온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 거대영양소 과잉이나 불균형에서 온다. 효소·비타민·미네랄 등 미세영양소 결핍에서 온다. 농약이나 환경호르몬, 중금속 중독에서 온다. 피로는 우리 몸의 100조개 세포가 힘들게 기능하는 상태다. 세포 당 수천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발전소다. 피로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생산을 충분히 못하는 상태다.

만성피로는 병나기 전 단계다. 여기저기 아픈 데도 일반 검진에서는 정상이다. 병원에서 현재는 괜찮으니, 스트레스를 줄이고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라고 한다. 만성피로는 호르몬 이상으로 나타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치솟다가 차츰 고갈된다. 부신피로라 하는데, 갑상선저하, 성호르몬 불균형을 동반한다. 만성피로는 대사성질환으로 진행된다. 인슐린저항성이 오고, 여기저기 만성염증과 알레르기가 생긴다. 연이어 고혈압·당뇨병·심장병·뇌졸중·자가면역질환·암·치매 등 만성질환으로 발전한다.

부신·갑상선·성호르몬은 3대 생존 호르몬이다. 부신은 우리 몸의 보일러다. 영양소를 사용해 열에너지를 생산한다. 혈당·혈압·면역·성호르몬 조절에 관여한다. 갑상선은 체온조절에 관여한다. 체온이 0.5° 낮아지면 대사가 20% 떨어지고, 1° 낮아지면 면역이 30% 떨어진다. 아침 체온이 36.5° 이하면 갑상선저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호르몬 불균형이 온다.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고, 여자는 에스트로겐 우세가 온다. 에스트로겐 우세는 플라스틱·비닐·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이 주원인이다.

만성피로는 현대인의 유행병이다. 부신피로는 성인 절반에서 일생 한 번 이상 겪는다. 아침부터 피로하다, 달고 짠 음식이 댕기고, 무기력증과 불면증에 시달린다. 갑상선저하도 성인 절반에서 나타난다. 저녁에 피로하다. 손발이 차갑고 피부건조증이 오며, 살이 찌고 우울증이 온다. 에스트로겐 우세는 젊은 여성에서 빈번하다. 비만, 여드름, 생리불순, 생리전증후군, 불임, 난소종양 등으로 나타난다. 인슐린저항성은 당뇨 전 단계다. 낮에 피로하고 식곤증이 온다.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와 과도한 인슐린 분비가 원인이다.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다. 황금색 변은 건강의 상징이다. 변비와 설사는 장 이상을 의미한다. 새는장증후군이라 한다. 장 점막이 망가져 독소가 들어와, 만성염증과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최근 장 건강이 수많은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만성피로에서 장 건강을 최우선으로 점검해야 한다. 장은 최전선 방어지대다. 외부로부터 오는 균을 막는다. 장 내 세균은 중요한 면역기능을 한다. 유산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중요하다. 장 점막 손상의 주원인은 스트레스·술·항생제·제산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스트레스를 점검하자. “스트레스는 조용한 살인자다.”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킨다. 우리는 몸보다 마음고생이 앞서는 시대를 살고 있다. 부정감정은 스트레스의 일등 원인이다. 몸에서 정신독(Mental Toxin)으로 작용한다. 알려진 부정감정만 무려 60여 개다. 대표적인 것은 거절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수면·운동·휴식이 중요하다. 잠은 보약이다. 자는 동안 몸과 마음이 정화된다. 운동은 필수다. 인간은 움직여야 건강해지는 동물(動物)이다. 휴식도 필수다. 생각 과다에서 벗어나게 한다. 동의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마음을 치료하고, 마음을 치료하려면 먼저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

칼로리보다 영양소가 중요

둘째, 영양결핍을 점검하자. “칼로리보다 영양소가 중요하다.” 영양결핍은 에너지 생산을 방해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자. 설탕·인스턴트·가공식품은 피해야 한다. 영양소는 가공과정에서 소멸된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늘려야 한다. 좋은 식재료를 챙기자. 하우스재배로 과일·야채의 영양소가 과거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다. 곡물사료로 육류의 품질이 떨어졌다. 바쁜 현대인에게 보충제는 필수다. 매일 비타민B,C,D, 마그네슘, 오메가3, 유산균 정도는 기본으로 먹어야 한다.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자. 물은 에너지 생산과 해독에 필수다. 최소 오전에 1리터, 오후에 1리터를 마셔야 한다.

셋째, 환경독소를 점검하자. “환경독소는 보이지 않는 살인자다.” 염증과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환경호르몬을 조심하자. 석유화학제품은 용기·용매·향기에 많이 쓰인다. 몸에서 제노에스트로겐으로 작용한다. 에스트로겐 우세를 일으키고, 난소종양, 유방암, 전립선암의 원인이다. 농약을 조심하자. 많은 과일·채소가 농약에 오염되어 있다. 유기농을 구입하면 좋다. 식초물에 5분 간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중금속을 조심하자. 뇌손상을 가져온다. 자폐증·파킨슨병·치매의 원인이다. 수은·알루미늄·납 뿐아니라,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중금속 오염의 주원인이다.

※ 필자는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1483호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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