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지분 처리 문제가 관건사모펀드 업계의 세대 교체는 생각보다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사모펀드의 소유구조는 삼성이나 LG 등 벌써 3세 승계가 진행된 상장기업보다는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과 유사하다. 사람이 핵심 자산인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서는 핵심 인력에게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모펀드도 마찬가지다. 거액의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사모펀드들은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키기 위해 핵심 인사 간 지분을 나누고 파트너로서 지위를 제공한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창업자의 은퇴가 없었지만 대량의 지분을 보유한 파트너가 은퇴를 결정할 경우 보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파트너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새로 파트너를 선임할 때도 다른 파트너들이 갖고 있는 지분이 희석된다는 점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사모펀드의 수장이 되겠다는 야심과 실력을 갖춘 젊은 인재 입장에서도 이미 유명해진 사모펀드의 대표로 승진하기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를 설립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자신의 이름을 건 새 회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파트너들의 지분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쓸데 없는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사모펀드 업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역시 사모펀드인 칼라일의 한국대표를 역임한 후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를 설립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역시 모건스탠리 PE에서 한국대표와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를 역임하고 독립해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세대 교체에 정답은 없다. 국내보다 역시가 긴 미국이나 유럽 역시 사모펀드별로 제각각이다. 다만 창업자의 상징성이 큰 회사들은 세대 교체가 쉽지 않다. [문 앞의 야만인들(Barbarians at the Gate)]이라는 논픽션 소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사모펀드 KKR이 대표적인 사례다. KKR은 창업자인 제롬 콜버그와 헨리 크래비스, 조지 로버츠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1976년 설립됐다. 창업자 가운데 제롬 콜버그는 198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콜버그앤컴퍼니를 설립하면서 KKR에서 물러났지만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는 여전히 공동 회장 및 공동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는 모두 1944년생으로 70대 중반이다.국내에서도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처럼 창업자의 상징성이 큰 사모펀드들은 후계 구도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달리 국내 사모펀드 가운데 가장 발 빠른 세대 교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곳으로는 VIG파트너스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꼽힌다. 두 곳 모두 국내 사모펀드 가운데 창업자의 나이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VIG파트너스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설립한 보고펀드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모펀드고,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회장이 설립한 곳이다.
“세대 교체 핵심 요소는 창업자의 시각”
새 회사 설립하는 스카이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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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파트너 지분율 낮춘 IMM PE이해준 부사장 이전까지만 해도 IMM PE의 지분을 보유한 파트너들은 일정한 공통점이 있다. 창업자들이 회계사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지분을 보유한 파트너들에게서도 국내 대학, 회계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나타난다. 이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하기 전인 2015년 말 기준으로 IMM PE의 지분은 창업 멤버인 송인준 대표와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영호 IMM PE 수석부사장, 손동한 부사장 등 다섯명이 나눠갖고 있었다. 이 가운데 지성배 대표와 김영호 부사장은 송인준 대표와 서울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이며 회계법인에서 함께 근무한 후 함께 창업한 인사들이다. 장동우 대표는 송인준 대표와 동서지간이다. 손동한 부사장은 공인회계사로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IMM PE에 합류했다.이해준 부사장은 지난 2016년 보통주 1만5000주를 취득하면서 IMM PE의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송 대표는 보유 주식 가운데 14500주는 우선주로, 5300주는 회사에 넘겼다. 이에 따라 송 대표의 지분율은 지성배 대표와 동일한 26.89%가 됐다. 장 대표는 보유 주식을 우선주로 전환하면서 현재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IMM PE가 발행한 우선주는 전환우선주로 액면가는 보통주와 같지만 배당률이 보통주의 300%까지 지급 가능하다. 또 발행일인 2016년 3월 22일 이후 10년 이내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분율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새로운 세대를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IMM PE에 합류하면서 해외 시장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해외통인 이 부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송인준 대표가 각별히 신경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IMM PE 입장에서는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