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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인사 평가자들이 빠지는 ‘최신오류’일상에서 최신효과의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회사에서 직원들에 대한 업적 평가를 할 때 전체 기간의 실적을 평가하기보다 최근 실적이나 능력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직원들은 업적평가 시기가 다가올수록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가 평가기간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느슨한 근무자세로 돌아간다. 이런 회사는 잘 돌아갈 리가 없다.주식시장은 최신효과가 춤을 추는 곳이다. 날이면 날마다 최신 정보, 충격적인 정보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 기간엔 투자에 유리한 정보만 귀에 들어오게 되므로 기회를 과대평가하고 위험을 과소평가한다. 주가 하락과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신문기사를 봤을 때 투자자들은 최신효과가 작용해 앞으로의 위험을 과대평가한다. 위험을 과대평가하게 되면 주가 상승을 암시하는 정보를 무시하고 손실회피심리에 빠진다. 원금보장 상품이 먹혀드는 이유다.대표적인 원금보장 상품이 저축성 보험이다. 이 상품은 사고나 질병 등을 보장해주고 납입한 보험금 원금과 확정이자까지 지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이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비싸다는 것을 간과한다. 채권도 비슷하다. 투자자들은 손실회피심리 때문에 채권에 손을 댄다. 저축성 보험이나 채권상품에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재산의 대부분을 이들 안전자산에 묶어두는 것은 좋지 않다. 주식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손실이 두려워 안전자산에 가진 돈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가상승률과 세금 등을 감안할 때 재산을 까먹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원금보장 상품은 오히려 주가가 정점을 칠 때 투자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 그래서 증시가 좋을 때 원금보장 상품은 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주가의 바닥 국면에선 금융회사들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공포에 사로잡힌 투자자를 상대로 원금보장 장사를 할 수 있다. 주가가 회복하면 원금보장 상품을 구매한 투자자는 원금을 지키는 대신 수익을 포기한 기회비용을 물어가며 불필요한 보장을 받는 셈이 된다. 경제엔 공짜가 없듯이 투자는 원금 손실이란 위험을 감수해야 수익이란 맛좋은 과실을 따먹을 수 있다. 원금보장도 되면서 수익도 좋은 금융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주식시장에서 최신효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관련이 깊다. 스마트폰 덕에 주식 투자자들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투자자들의 매매수단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였다. 그러나 이들 기기는 사무실이나 집이 아니면 사용이 불편하다. 이에 반해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주식매매를 가능하게 한다. 대신 투자 정보를 자주 접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매매가 잦아지게 된다. 최신효과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이야기다. 잦은 매매는 여러 실험에서 수익률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 증권사가 2015년 한해 동안 자사 고객의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주식매매회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낮았다. 회전율 100% 이하 그룹의 연간 수익률은 7.1%인 데 비해 회전율 2000% 이상 그룹의 연간 수익률은 -18.4%였다. 같은 기간에 코스피는 2.4%, 코스닥은 2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회전율이 높아질수록 수익률이 더 낮아지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주식매매에 따른 수수료와 세금, 즉 거래비용이었다.
매매회전률 높을수록 수익률 낮아져그렇다면 최신효과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최신효과의 주범인 최신 정보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고 계좌를 자주 확인하지 마라. 계좌를 틈만 나면 들여다 보는 투자자는 아무래도 조급증의 포로가 돼 매매회전이 빨라지게 된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놓고 매매를 하는 것도 자제하는 게 좋다. 장기 투자에 방해가 돼서다. 스마트폰보다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컴퓨터가 최신효과의 덫에 걸려들 가능성을 낮춘다.※ 필자는 중앙일보 ‘더, 오래팀’ 기획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