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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수익률 비교해 보니] 연금저축펀드 3년 평균 누적 수익률 7.75% 

 

연금저축신탁 3년 배당률 평균 4.60%… 연금저축보험은 평균 0.61% 손실로 저조

“이상적인 은퇴를 위한 첫 번째 원칙은 명확한 목표입니다.” 지난 4월 미국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뉴욕협회에서 진행한 연례 연금펀드 컨퍼런스에서는 연금 투자를 위한 출발점으로 ‘명확한 목표’를 언급했다.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마다 처한 상황이 다양한 만큼 은퇴 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형 연금 상품이 유용할 수 있다. 반대로 현재 소득은 높지만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사람은 수익률보다는 원금 보장에 목표를 둘 수 있다. 산업재해에 노출된 사람은 다른 조건보다 위험보장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다.

국가별로 연금 제도가 달라도 기본 원칙은 통한다. 국내에서도 은퇴 후 노후 생활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금융회사마다 차별을 둔 연금저축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연금저축펀드에 투자할 수 있고 은행에서는 연금저축신탁을 취급한다. 보험사에서는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각각의 상품마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수익률로 우열을 평가하기란 어렵다. 다만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품은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연금저축펀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에 집계된 연금저축펀드는 모두 2333개다. 이 펀드들의 3년 평균 누적 수익률은 7.75%다. 이와 달리 연금저축신탁 3년 평균 배당률은 4.60%다. 연금저축보험 상품들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0.61% 손실을 기록 중이다.

브릭스 주식에 투자한 연금저축펀드 수익률 높아

국내 연금저축펀드 2333개 가운데 3년 이상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 펀드는 936개다. 이들 가운데 3년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연금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으로 95.09%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두 번째로 높은 펀드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글로벌 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으로 3년 누적 수익률은 85.29%이 이른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이 79.08%, 케이티비자산운용의 ‘KTB중국1등주증권자투자신탁’이 76.69%를 기록하고 있고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73.63%로 뒤를 잇고 있다.

연금저축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품들은 모두 러시아와 중국,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는 2000년대를 전후해 빠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가들로 신흥경제 5개국이라고도 부른다.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는 국가에 투자했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성장세에 올라타는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운용사별로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평균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5년 누적 수익률을 기준으로 운용중인 펀드 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 운용으로 48.64%였다. 이어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48.35%, 피델리티자산운용은 31.87% 순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멀티에셋자산운용이 28.09%,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27.05%로 뒤를 이었다.

연금저축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대신 투자 손실폭도 크다. 3년 누적 수익률을 기준으로 손실폭이 가장 컸던 상품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인베스트먼트 로우프라이스증권자투자신탁1’로 31.5%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DB자산운용의 ‘DB더클래식증권자투자신탁1’은 31.47%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연금저축펀드와 달리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취급하는 연금저축신탁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아닌 배당률을 공시하고 있다. 이들 상품 가운데 지난 3년간 누적 배당률 순위 상위권은 경남권 은행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BNK부산은행은 ‘연금저축신탁 채권형 제1호’와 ‘연금저축신탁 안정형 제1호’가 각각 7.85%와 7.63%의 배당률로 1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BNK경남은행은 ‘연금저축신탁안정형제1호’와 ‘연금저축신탁채권형제1호’가 각각 7.67%, 7.45%로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다만 연금저축신탁은 현재 신규 가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금융당국에서는 원금 보장형 연금저축신탁이 국민의 노후생활을 책임지기 위한 재산 증식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제4-82조제1항 삭제)했다. 이에 2018년부터 연금저축신탁 상품의 신규 판매가 중지됐다. 따라서 현재 배당률 상위 상품들은 기존 가입자들의 납입만 가능하다. 은행들은 원금 보장형 상품 판매가 금지된 이후 개인형 IRP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연금저축신탁 신규 판매 중단

평균 수익률에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연금저축보험은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다시 구분할 수 있다.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가운데 최근 3년간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DGB생명의 ‘럭키라이프연금보험’으로 누적 수익률은 19.22%다. 삼성생명의 ‘골드연금보험(확정이율형 일괄50)’이 최근 3년 누적 수익률 16.86%로 뒤따르고 있다. 이어 삼성생명의 ‘골드연금보험(확정이율형)’이 수익률 16.8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연금저축 상품 중에서는 DB손해보험의 ‘미래행복보험I’과 ‘미래행복보험Ⅱ’가 각각 12.76%, 12.72%의 3년 누적 수익률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삼성화재의 ‘소득공제단체보험’과 ‘소득공제단체보험Ⅱ’가 각각 11.86%를 기록중이다. 현대해상은 ‘노후사랑보험’의 3년 누적 수익률이 11.51%를 기록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 상품들은 현재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으로 범위를 좁히면 최근 3년간 수익을 낸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알리안츠생명의 ‘연금저축 체인지업연금보험(60세)’이 지난 3년간 누적 수익률로 5.61%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상품은 2012년 10월 연금저축보험 계약 이전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업계 공통으로 출시한 상품이며 일반고객 판매용 상품이 아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상품별로 수익률은 다르지만 상품 사이에 우열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연금저축보험 상품의 경우 위험보장과 연금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 상품들끼리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1493호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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