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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택지 상한제 고분양가 논란] 건축비가 밀고 택지비가 끌며 고공행진 

 

택지공급가격 기준 변경으로 큰 폭 상승… 정부, 기본형 건축비 낮출 방침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택지인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이 고분양가 논란으로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위례신도시와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7월 예정이던 호반건설의 위례신도시 A1-2,4블록의 분양이 송파구청 분양가 심사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심사 결과 신청 분양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심의를 위한 자료 보완을 통보했다. 신청 분양가는 3.3㎡당 25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 4월 분양한 A1-6블록 송파리슈빌퍼스트클래스 3.3㎡당 2179만원보다 300만원가량 더 오른 금액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처음으로 나오는 대우건설컨소시엄의 S6블록 분양가가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3.3㎡당 2205만원 이하로 결정됐다. 사업자가 신청한 금액보다 3.3㎡당 300만원 정도 깎였다. 신청 금액 3.3㎡당 2500만원대면 국민주택(전용 85㎡) 규모도 타입이나 층에 따라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민간택지에 이어 공공택지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택지지구·신도시와 같은 공공택지는 재건축 단지 등 민간택지에 도입을 추진 중인 분양가 상한제가 이미 시행되는 데도 상한제 가격이 이슈가 됐다. 무주택 서민에게 저렴한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한다는 공공택지 개발 취지에 어울리지 않게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승인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가 가격을 누르고 정부는 상한제 기준을 엄격하게 손보고 있다. 주택 수요자는 분양가 인하가 반갑지만 업계의 볼멘 소리는 크다. 상한제 분양가는 가격 제한에도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다. 상한제를 처음 적용한 2006년 판교신도시 이후 13년 새 분양가가 2배로 뛰었다. 판교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3.3㎡당 1100만원대, 85㎡ 초과 중대형이 1300만원 선이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와 땅값이 각각 40%가량 상승했고 수도권 아파트값이 50% 정도 올랐다.

2005년 이후 기본형 건축비 90% 상승

상한제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에 건축비가 있다. 상한제 가격은 크게 택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된다. 택지비는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게 매입한 택지공급가격과 택지 조성에 필요한 공사비, 택지공급가격 금융비용 등 가산비용을 합친 금액이다. 가산비용 항목은 분양가 산정 기준이 만들어진 2007년부터 지금까지 5가지다. 공사비 세부 내용에서 2008년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을 위한 특수공법이 추가됐다. 2012년 택지공급가격 기간 이자의 최장 인정 기간이 12개월에서 14개월로 늘어났다.

건축비는 정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와 건물에 추가로 들어가는 부품 등의 가산비용을 더한다. 건축비에서 관건이 금액 한도가 없는 가산비다. 가산비용은 당초 10가지에 2011년 에너지절약형 친환경 주택이나 65세 이상 장애인을 위한 주택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추가해 12가지로 늘었다. 송파와 과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업체가 제출한 건축비가 부풀려졌다고 봤다. 이 단지들이 신청한 분양가 중 건축비가 3.3㎡당 1100만~14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대 기본형 건축비(3.3㎡당 645만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가산비용이 더 많아 배(기본형 건축비)보다 배꼽(가산비)이 더 큰 셈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여러 항목에서 가격을 조정하면서 인하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과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분양가를 내리기 위해 기본형 건축비도 5% 낮췄다. 자치단체장은 5% 이내(95~105%)에서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할 수 있다. 이 규정은 2007년 4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할 때 생겼다. 지역 여건에 따라 건축자재 운반비, 인건비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자치단체장이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부도 그동안 대폭 오른 기본형 건축비를 낮출 방침이다. 기본형 건축비 산정 때 노무비·재료비 등의 가격 변동 대신 재료 투입량과 건설기술 발전, 장비 사용에 따른 능률 향상을 반영할 계획이다. 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분양가 적정성 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하기로 했다. 기본형 건축비는 3.3㎡당 2005년 처음 고시한 340만원에서 현재 645만원으로 90%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비를 억누르면 품질을 높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건축비보다 더 무섭게 오른 게 택지비다. 처음으로 2011년 3.3㎡당 1274만원이던 위례 송파구 분양가(승인 기준)가 지난 4월 2179만원으로 900만원(71%) 상승했다. 건축비 상승폭이 400만원(68%), 택지비 500만원(73%)이다. 8월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에 첫 분양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835만원이었다. 2011년 인근 원흥지구 첫 분양가 3.3㎡당 846만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건축비는 67.2% 올랐는데 땅값이 2배로 뛰었다. 3.3㎡당 분양가에서 518만원을 차지하던 건축비가 867만원으로, 327만원인 택지비가 968만원이 됐다.

택지비 급등은 택지공급가격 기준 변경이 큰 이유다. 공공택지를 만드는 비용인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110% 이하로 매기던 전용 85㎡ 이하 택지공급가격이 2015년 시세에 버금가는 감정가격으로 바뀌었다. 집값과 땅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서 택지공급가격이 뛰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의 택지공급가격은 조성원가의 3배에 가깝다. 과거 조성원가의 110%로 하면 전용 85㎡ 이하 분양가를 3.3㎡당 600만원가량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전용 85㎡ 초과 택지공급가격은 이전부터 감정가격이었다.

3시 신도시 분양가 훨씬 오를 듯

택지비 상승으로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 덕은지구 옆에 개발하는 고양 창릉은 3.3㎡당 2000만원이 넘는다. 덕은지구 첫 분양 단지의 택지공급가격은 2016년 6월 감정평가한 금액이다. 2년 후인 지난해 5월 감정평가한 공급가격이 40% 넘게 오르면서 땅값 상승만으로 분양가가 3.3㎡당 300만원 상승한다. 창릉은 3년 후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택지공급가격이 훨씬 더 높을 전망이다. 과천의 과천지구도 비슷한 시기에 택지공급가격을 감정평가 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의 택지공급가격이 지난해 6월 평가한 금액이다. 과천지구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이 사이 땅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건축비가 밀고 택지비가 끌며 공공택지 분양가가 뛰고 있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1497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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