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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 HDC현대산업개발] 건설사에서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 

 

호텔·면세점·항만·항공 아우르는 다각화… 정몽규 회장 저력과 탄탄한 재무가 원동력
건설 부문 2위


HDC현대산업개발이 [이코노미스트] 선정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에 뽑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처음으로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고, 종합 순위는 24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54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8년(4980억원)과 비교해 10.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720억원에서 4260억원으로 14.3%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1조38억원, 1364억원으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3.9%, 35.7% 늘었다.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대전 아이파크 시티 등 대형 사업지의 성과가 매출을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8조440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감을 꾸준하게 확보하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기반시설 개발 경험과 금융 기법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종합금융 부동산기업을 넘어, 호텔·항만·항공 등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나치게 비중이 높은 주택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호텔신라와 협력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7월에는 인천신항 항만배후단지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같은 해 8월 한솔개발로부터 오크밸리 리조트를 인수했다. 같은 해 11월에 한화에너지와 협약을 맺고, 경남 통영시 광도면 성동조선해양 27만5269㎡ 규모 부지에 1GW(기가와트)급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1기와 20만㎘급 저장탱크 1기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만 1조4000억원이다. 이와 함께 같은 달 국적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공식화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속도를 높이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엔 그동안 축적한 ‘실탄’이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실탄은 세심한 ‘재무 관리’를 추구하는 정몽규 회장의 경영 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뒤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976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9620억원이나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102.8%다.

다만 최근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시아나항공 안수 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과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4월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을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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