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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 HMM] 고질적 고비용 구조 개편해 실적 개선 이뤄 

 

해운동맹 가입 이끌며 재건 속도… 적자폭↓ 매출↑ 경영정상화 기대
육상·해상 운송 부문 1위


배재훈 대표가 이끄는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일본 수출 규제 등 불안한 환경에도 적자를 줄이고 매출을 늘렸다. 지난해 HMM 영업손실(2997억원)은 2018년(5587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매출은 5조5131억원으로 5.6% 늘었다.배 대표는 “올해 해운동맹 합류와 초대형선 투입이 시작됐다”면서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 대표가 추진한 비용절감 노력이 적자폭 축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일성에 ‘영업이익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조직 개편과 더불어 효율적인 선대관리, 고수익 화물 확보 등 경영 전반에 대대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선박연료 구매비를 줄이기 위해 진행한 선대 정속운행 방침은 지난해 벌크선 부문 흑자로도 이어졌다.

그는 특히 HMM 원가구조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용선료 부담을 개선했다. 노선 구조조정을 통해 돈이 되는 노선만 남기고 빌린 배를 반납했다. 덕분에 2018년 1조7325억원이었던 용선료는 지난해 1조4725억원으로 15% 줄었다. 매출 대비 용선료 비중도 2018년 33%에서 지난해 27%로 6%포인트 줄었다. HMM 관계자는 “노선 합리화로 용선 일부를 반선, 비용 부담을 낮췄다”며 “물동량이 늘면서 용선료 비중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글로벌 선사 간 해운동맹 가입을 이끌며 ‘비전문가 출신이 해운사 재건을 이끌 수 있겠냐’는 우려도 종식시켰다. 취임 당시만 해도 영업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산적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는 컨테이너 해운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 출신인데다, 대표직을 지낸 범한판토스는 LG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아 위기관리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배 사장은 지난해 7월 취임 100일을 앞두고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을 이뤄냈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4월 초부터 해외 주요 화주·글로벌 선사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제안한 게 힘이 됐다. 해운동맹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맺는 공동 운항 서비스 협정과 선사들의 집합체다. 해운사들은 해운동맹을 통해 보유한 선박과 노선을 공유해 비용을 절감하고 물동량을 확보한다. 디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원이 속한 세계 3대 해운동맹이다.

배 사장은 올해 HMM의 경영정상화를 자신하고 있다. HMM은 지난해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자격을 얻었고, 올해 순차 인수 예정인 2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 12척을 통해 규모의 경제까지 이룰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되돌아오는 백홀(Back-haul) 물량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지역별 백홀 영업전문가들을 영입한 만큼 올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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