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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어깨 펴나] 개점휴업 두달 만에 제약·바이오 중심 재가동 

 

업종별 회복 속도 다를 수 있어… 7월 상장 SK바이오팜 관심

신규 상장 기업이 사라지면서 개점 휴업상태에 들어갔던 상장 공모 시장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4월 한달 간 신규 상장 기업(스팩 등 특수목적회사 제외)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5월 들어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제약·바이오를 중심으로 성공적인 신규 상장 사례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상장 일정을 미뤘던 물량이 한번에 몰릴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상장 공모 시장에 두달 만에 신규 상장 종목이 나왔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시험 등을 위탁 수행하는 임상시험수탁업체(CRO) 드림씨아이에스가 주인공이다. 드림씨아이에스는 지난 지난 5월 7일과 8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5월 12일과 13일 일반청약을 마치고 5월 22일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3월 26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지 57일 만이다. 공경선 드림씨아에이스 대표는 “국내외에서 신약 개발 중요성이 커지면서 임상 CRO 시장도 꾸준히 성장중”이라며 “해외시장 및 임상 관련 신규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달 만에 신규상장 기업 출현


드림씨아이에스의 상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입장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드림씨아이에스가 상장하기 전 마지막 신규 상장 업체는 지난 3월 16일 상장한 전기용 기계장비 및 관련 기자재 도매업체 엔피디였다. 드림씨아이에스가 상장하기 67일 전이다. 이후 3월 24일 케이프이에스스팩4호가 상장하긴 했지만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였다. 이보다 이틀 뒤인 3월 26일 상장을 목표로 상장 일정을 밟던 엔에프씨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결과 0.44대1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상장을 철회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공개 시장의 회복세가 상장을 준비 중인 모든 기업들에게 동일한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기업공개 시장이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모든 종목이 상장에 성공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드림씨아이에스 보다 보름 가량 앞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센코어테크는 저조한 반응 속에 공모를 철회했다. 센코어테크는 금속 조립구조재 제조 및 건축구조 연구개발 업체다. 기업공개 시장 관계자는 “드림씨아이에스 상장으로 기업공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향후 IPO 시장에서는 업종이나 종목별로 회복 속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에게로 이동하고 있다. 일단 4월 들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된 3월만 하더라도 신규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신청한 업체는 더네이처홀딩스와 셀레믹스, 에이프로 등 3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4월에는 14곳이다.

6월 상장을 추진 중인 업체에도 기대가 나오고 있다. 우선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업체 소마젠이 6월 15일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소마젠은 오는 5월 28일과 2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6월 2일과 3일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 3월 20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던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기업 공개 시장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험대로 꼽히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업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5월 12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6월 2일과 3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청약 일정은 6월 8일과 9일이며 상장예정일은 6월 17일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아닌 신규 상장 종목으로는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업체 엘이티가 대기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엘이티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최대 고객사를 두고 있어 지난해 각광받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엘이티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디스플레이일체형지문인식 센서와 모바일과 TV분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핵심 모듈 공정 등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최근 스마트폰 매출이 감소하고 디스플레이 시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20년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엘이티의 수요예측 일정은 오는 6월 4일과 5일이며, 공모청약은 6월 11일과 12일에 진행된다. 상장예정일은 6월 22일이다.

상장예정일을 7월로 늘려보면 올해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등장한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4월 1일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 업체로 지난해말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국내 증시가 침체되면서 상장 일정을 기약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 5월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관련 일정이 본격화됐다. SK바이오팜은 6월 17일과 1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6월 23일과 24일에는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7월 1일이다.

7월 상장 SK바이오팜에 달아오르는 공모 시장

SK바이오팜의 증권신고서에서는 희망공모가로 3만6000∼4만9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4만9000원을 기준으로 공모예정금액은 9593억원이다. 하단을 기준으로는 7048억원 가량이다. 아직 공모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일단 상장 후 KOSPI2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신규상장종목 중 상장 이후 15거래일 동안 (일평균) 시가총액 유가증권 시장 상위 50위 이내인 종목은 정기변경일 이전에 KOSPI200에 구성종목으로 선정될 수 있다”며 “실제로 편입되는 시기는 9월 10일”이라고 예상했다.

SK바이오팜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기업공개 시장 기준으로도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2017년 이후 대형 신규상장 종목의 부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서다. SK바이오팜이 9593억원 가량 공모에 성공한다면 2017년 7월 28일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당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확정공모가 4만1000원에 2460만4000주를 공모해 1조88억원을 끌어 모았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1536호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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