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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겨냥해 소단량 신선식품에 주력신촌점은 이마트가 1년7개월 만에 출점한 점포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의왕점을 오픈한 이후 신규 출점이 없었다. 대형마트의 존재이유였던 신선식품 장보기마저 온라인 채널로 넘어가면서 대신 SSG닷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다. 그런 사이 대형마트의 위기는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16.9%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9.1%였다. 코로나 사태로 외부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늘었고,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은 더욱 뜸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3월엔 전체 유통업계 매출 중 온라인 쇼핑 비중은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를 찍기도 했다. 지난해엔 41.2%였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위기에 정면 승부를 택했다. 오프라인 매장 폐점보다는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강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번 신촌점 오픈도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가속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촌점은 규모가 워낙 작아 기존 점포에 비해 매장 구성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무조건적 몸집 줄이기보다는 신촌점처럼 효율적인 신규 출점이나 점포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마트는 앞서 지난 5월엔 1만9173㎡(약 5800평) 규모의 월계점을 재개장하기도 했다. 낡은 점포를 이른바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하는 데에 10개월이 걸렸다. 이 점포는 리뉴얼을 통해 식품매장 규모를 100평 가량 더 키웠다. 축·수산 매장에서는 고객 취향에 맞게 제품을 손질해주는 ‘오더메이드’ 방식을 활용해 신선식품 강화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월계점을 찾아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신선식품을 키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반면 1만1900㎡(약 3600평)에 달하던 비식품매장은 1652㎡(약 500평) 규모로 대폭 축소했다. 비식품매장이 식품매장보다 작은 점포는 월계점이 처음이다. 대신 더타운몰을 선보이며 복합문화공간 ‘아크앤북’, 스포츠 액티비티 키즈카페 ‘바운스트램폴린’을 입점했고 40여 개 패션,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조성했다. 외식을 선호하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F&B 매장을 12개에서 30개로 늘린 것도 특징이다.이마트는 월계점을 시작으로 전국 140개 점포 중 30% 이상을 대대적으로 새로 단장한다는 계획이다. 리뉴얼에 드는 비용만 260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월 18일에는 강릉점을 깜짝 방문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강릉점은 월계점과 마찬가지로 최근 리뉴얼을 마치며 식품매장을 대폭 강화한 점포다.이마트의 전략은 일부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5% 신장한 7조33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6월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와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1.6% 증가하며 선방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2분기 사상 첫 분기적자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영업 손실액만 299억원에 달했고,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은 832억원이나 줄었다.
롯데마트 연내 16개 매장 정리 계획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5월 양주점과 천안아산점을 폐점했고, 6월에는 VIC신영통점(창고형 할인점)이 문을 닫았다. 7월에는 의정부점과 천안점, VIC킨텍스점을 폐점한다. 올해만 총 16개 매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마트를 포함해 백화점·슈퍼마켓·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에 해당하는 200여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으로, 연내에만 120개 점포를 없앨 예정이다.홈플러스는 최근 안산점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오며 자산 유동화가 시급해진데 따른 결정이다. 안산점의 경우 전국을 통틀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점포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위기의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역시 매출 상위 점포였던 둔산점과 대구점 등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홈플러스는 매각 자금을 온라인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이 늘면서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역주행하고 있는 것에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롯데마트·홈플러스가 점포를 줄이고 있어 그 반사이익을 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