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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 대한민국 기부 가이드북] 나와 우리를 위한 행복한 투자 ‘기부’ 

 

자아에게 깨달음·즐거움 주는 선물… 나만의 기부철학 만들면 감동 두 배

'기부란 무엇일까?’ 입으로 의미를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뜻인지 마음은 이미 안다. 그럼 ‘당신에게 기부란 무엇일까?’ 입으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어떤 뜻인지 마음도 되짚어본다. 기부? 누구나 쉽지만 누구든 어렵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중 사회적 분위기와 개인적 실행에서도 원인을 엿볼 수 있다.

개인 기부의 경우 한국은 미국·영국·캐나다보다 낮다. 국내총생산(GDP) 중 기부금 비율이 미국은 2%대, 영국·캐나다는 0.7%대지만 한국은 0.5% 수준이다. 한국은 특히 문화예술·지역사회·의료 분야에 대한 기부가 적은 편이다. 일부 자선복지단체의 비리, 기부금에 대한 세금폭탄 등의 사건도 기부천사들의 추락을 부채질한다.

해법은 없을까? 선조들이 지혜를 남겨줬다. 옛날에도 우리나라엔 사회복지 시스템이 발달했다. 조상들은 지역단위로 두레·품앗이·향약, 국가단위로 동서대비원·상평창·의창·진휼청·혜민서 등을 운영했다. 상호부조·협동노동이라는 연결망을 통해 개인과 개인 간, 개인과 사회·국가 간 연대를 강화하고 어려운 이웃을 구제했다. 이런 사회문화는 아이들에게 DNA로 체득됐다.

그 맥이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끊겼다. 전쟁과 산업화·도시화·핵가족화가 공동체 정신을 무너뜨렸다. 이런 사회문화 속에서 개인에게 묻는 기부의 의미는 혼자 짊어져야 할 부담처럼 느껴져 주머니를 선뜻 벌리기가 어렵다. 국가복지는 세금이니 자신과는 별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책 [대한민국 기부 가이드북]은 기부하러 가는 길을 쉽고 빠르게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다. 책은 ‘기부=투자’라는 기치를 내건다. 단순히 남에게 내 돈 내러 가는 길이 아니라, ‘내게 내 돈 투자하러 가는 길’이 기부임을 알려준다.

쉽고 빠른 ‘기부길’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같은 책

책은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는 물론, 자아를 알아가게 하고 자신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기부가 주는 선물”이라며 “기부는 행복한 나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한다. 이어 “기부 영역이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학·법률·인권 등 다양하며, 대상도 이웃에서 지구촌 오지까지 광활하다”며 기부로 가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유산·재단·기금·공익신탁 등 관련 제도에서부터 온라인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부 방법들을 안내한다.

이는 오롯이 저자의 기부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다. 저자는 LS그룹 창업자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외손자인 이상현 태인 대표다. 그는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16년 부모와 자녀가 함께 기부하는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착한가정 1호, 착한건물 1호, 착한기업 1호 가입자다. 또한 그의 부친(이인정)과 함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를 이어 기부를 가업으로 잇고 있는 것이다. 그는 기부문화 활성화 프로그램인 법무부 공익신탁제도를 통해 ‘이상현의 장애청소년 문화체육 활동을 위한 공익신탁’도 설립했다. 한국령을 표시한 독도 표목 사진 원본 발굴, 국가·공공기관에 문화재 기탁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나만의 기부철학을 만들면 더 큰 감동을 맛볼 수 있다”고.

-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1558호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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