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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DOWN] 이승건 vs 박정림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왼쪽, 사진:비바리퍼블리카), 박정림 KB증권 대표(사진:KB증권)
UP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금융 슈퍼앱’ 꿈에 한 걸음 가까이


이승건 대표가 이끄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가 국내 증권시장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으며 ‘금융 슈퍼앱’이라는 꿈에 한발 다가섰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11월 11일 정례회의에서 ‘토스증권 본인가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11월 18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상정되는데, 증선위 심의를 거친 만큼 정례회의 통과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토스증권은 가입자 수 1800만명을 보유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5월 금융위에 금융투자업(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지 약 1년 5개월만에 본인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새로운 증권사가 출범하는 것은 2008년 IBK투자증권·KTB투자증권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금투업에 진출했다.

현재 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예비인가를 통과했고, 내년 1분기 중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이뤄지면 토스는 명실공히 종합금융 플랫폼이 된다. 보험업 직접 진출 계획은 없지만 계열사 토스인슈어런스를 통해 보험대리점(GA)업을 영위 중이다.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인수해 지난 8월엔 간편결제 회사인 토스페이먼츠도 출범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도 든든히 채워 놓은 상태다. 지난 8월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약 2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투자 받았다.

출범을 앞둔 토스증권은 미국 온라인 증권사인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해 모바일 특화 증권사로 시장에 새로운 ‘메기’가 되겠다는 포부다. 로빈후드는 미국의 스타트업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가입자 수가 1300만명에 이른다. 토스증권도 혁신적인 유저경험(UX)을 가진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을 준비해 20~30대 주식투자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간편 송금 등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 앱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어 승산이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토스에 따르면 토스 전체 회원 1800만명 중 20~30대가 60%를 차지한다.

DOWN | 박정림 KB증권 대표

증권가 첫 여성 CEO, 라임사태에 연임 빨간 불


금융감독원이 라임사태의 책임을 물어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대표에게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징계가 확정되면 국내 증권가 첫 여성 CEO로 주목받았던 박 대표의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차기 KB은행장으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이라 KB금융그룹 자체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11월 10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제재심의 위원회를 열어 박 대표를 비롯해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에게 개인 제재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이 중 현직 증권사 대표를 맡고 있는 것은 박 대표가 유일하다.

금감원은 박 대표에게 라임펀드 판매과정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 미비 등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문책 경고’를 내렸다. 앞서 사전통보 당시의 ‘직무 정지’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징계가 확정되면 연임이 어려워진다. 문책경고를 통보 받은 임원은 현재 임기를 마친 뒤 3년 동안 금융회사 임원 연임 및 선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물론 연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 징계안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원회 의결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징계 수위 추가 감경을 위한 소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증선위에서 박 대표에 대한 징계안건이 상정될 것이 유력한 상황인데, 여기서 징계수위가 한 단계 낮은 ‘주의적 경고’로 경감되면 박 대표의 연임에는 제약이 없어진다.

징계 경감에 실패하더라도 살 길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법원에 징계무효소송과 함께 징계무효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징계효력은 본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물론 이런 상황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지지를 전제로 한다. 박 대표는 윤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평가받지만, 그의 연임을 밀어붙이면 윤 회장이 금감원과 각을 세우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한편 이번 심의위에선 박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아 오던 김성현 IB부문 대표에게도 징계를 내렸다. 김 대표는 제재심의위에서 ‘투자 사기’ 논란을 낳은 호주 부동산 펀드사건으로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1560호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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