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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농성 이슈는? 

 

다른 사업장 배치 내민 용역업체 vs LG트윈타워 고집하는 노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관계자들이 1월 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노조와해 부당노동행위 LG측 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이 건물 로비에서 2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LG트윈타워 관리업체인 S&I코퍼레이션(이하 S&I) 측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계약 종료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유지를 제안했으나 농성 중인 조합원들이 거부하면서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LG트윈타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이미 계약이 종료된 외부인이 로비에서 숙식하는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S&I와 청소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는 지난 5일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에서 열린 조정회의에서 “농성 중인 만 65세 이하 조합원 25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개인별 통근 편의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빠르게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될 수 있도록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만 65세 이상 조합원 7명에 대해서는 추가위로금을 지급하는 안도 제시했다고 한다. S&I 측은 “코로나19 방역이 국가와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로비에서 숙식을 이어가며 농성 중인 조합원들과 7000여명의 트윈타워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해 농성 상황을 빠르게 종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LG트윈타워분회 측이 조정회의 현장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 전체 고용을 새로 계약된 업체(백상)가 모두 승계하고, 이들이 트윈타워에서 계속 근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LG트윈타워분회는 백상 측이 신규로 채용한 인원을 다른 사업장에 배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S&I 측은 LG트원타워분회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올해부터 LG트윈타워 청소 용역을 담당하는 장애인 표준사업장 1개 업체와 신규 청소용역업체 백상 등 총 2개 업체가 90여명의 청소 노동자를 채용해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LG트윈타워분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약 종료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면, 이미 채용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수아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다른 사업장에 배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 동안 최대 3개월간 기존 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안도 마련했지만, 노조 측이 ‘고용 승계와 트윈 근무’만 고집해 전달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S&I 측이 LG트원타워분회의 요구대로 백상 측에 고용 승계를 강요할 경우 현행법상 불법파견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청인 S&I 측이 하청업체인 백상 측에 고용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지나친 경영 간섭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S&I는 지난해 LG트원타워분회 측이 정년 70세 보장 등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했고, 이 과정에서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LG트원타워분회 측은 2019년 말 노조 결성 후 S&I 측에 부당 노동행위 등에 대해 항의하자 사측이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I 측은 “당사와 청소용역업체는 조합원들에게도 고용 유지 결정을 전달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빠르게 사안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1568호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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