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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DOWN] 최태원 vs 안동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사진:연합뉴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사진:현대제철)
UP | 최태원 SK그룹 회장

美 플러그파워 투자 5일 만에 지분가치 2조원 ‘급등’


SK그룹이 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의 투자 발표 5일 만에 플러그파워 지분 가치가 2조원 급증하면서 이른바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재계 등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플러그파워 주가는 현지시간으로 12일 66달러로 마감했다. SK의 취득가액 29달러와 비교해 무려 130%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SK의 지분 가치도 2배 이상 올랐다.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공동 투자한 플러그파워는 1997년 설립된 회사다. 수소 차량용 고분자전해질형연료전지(PEMFC) 기술을 비롯해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핵심 설비인 전해조, 액화 수소 플랜트·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매년 50%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플러그파워는 아마존,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기업에 수소 지게차를 독점 공급하는 등 수소 기반 모빌리티 사업 역량도 갖추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뉴욕주(州)에 연간 1.5기가와트(GW)의 세계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한다. 프랑스 르노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럽 내 중소형 수소 상용차 시장도 공략한다.

SK는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 톤의 부생수소를 공급하고, 2025년부터는 28만 톤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러그파워 측과 수소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수소이며,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 개질 등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친환경 수소다.

SK 측은 “플러그파워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로부터 협력을 요청 받았으나, SK의에너지 사업 역량 및 아시아 시장에서의 폭넓은 네트워크 등을 높이 평가해 SK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DOWN |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지난해 최악 실적에 노조 총파업까지 ‘난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지난해 유례없는 실적 악화에 시달린 현대제철이 노동조합 총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현대제철 노조 측은 기본급 12만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지난해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하면 기본급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19년 포스코 출신으론 처음으로 현대제철 사장에 오른 안동일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13일 오전 7시부터 15일 오전 7시까지 48시간 동안 총파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 기간에 현대제철 인천·포항·순천공장 생산은 중단됐고, 당진제철소의 일부 생산 라인이 멈췄다. 현대제철 울산공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협력사 부분 파업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일부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을 포함해 생활안정 지원금 300%, 노동지원 격려금 5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기본급 동결 대신 경영 정상화 추진 격려금 100%, 위기 극복 특별 격려금 100만원 등을 제안한 상태다.

철강업계 안팎에선 노조의 기본급 인상은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이라는 시각이 많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노사가 11년 만에 임금 동결을 택한 상황에 현대차그룹 내에서 실적이 저조한 현대제철이 기본급을 인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더욱이 철강 3사 중에 현대제철 실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결기준으로 현대제철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2019년 3분기보다 무려 2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오히려 동국제강은 지난해 3분기에 2019년보다 31%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는 계획 휴지 및 보수 일정을 조정해 최소화할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상호간의 간극을 좁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1569호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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