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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옵서예’ 제주맥주 상장 초읽기] 혁신기업 해외 이탈 속 증시 갈증 해소될까 

 

“한국 맥주의 우수함을 알릴 것”

제주맥주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과 마켓컬리, 두나무의 미국 상장 추진 결정 등으로 혁신기업에 갈증을 느끼던 국내 증시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제주맥주는 3월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이번 상장에서 총 836만2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600~2900원이며 오는 4월 26일부터 27일 진행되는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29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제주맥주는 이번 상장으로 최대 최대 242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공모 청약은 오는 5월 3일~4일 진행한다. 상장예정일은 5월 13일이며,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코스닥 향하는 제주맥주


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을 결정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혁신기업의 해외 상장 행보를 끊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월 11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영향력이 그 만큼 강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삼성증권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꼽은 투자에 영향을 준 가장 큰 이슈로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 지목됐다. 국내 혁신 기업 가운데 마켓컬리와 야나두 등 국내 혁신 기업 다수가 연이어 미국행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제주맥주 측에서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해외 상장을 염두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제주맥주는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과는 사업모델이 다르다”며 “제조업 기반인 제주맥주는 상장 준비 단계부터 해외상장이 선택지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주맥주가 해외상장을 염두할 필요가 없었던 또 다른 이유로는 최대주주 구성이 꼽힌다. 제주맥주의 최대주주는 미국 브루클린브루어리의 한국법인인 MBH홀딩스로 지분율은 18.3%에 이른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의 부친인 문성근씨도 6.07%로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혁기 대표의 지분은 0.21%에 불과하지만, 제주맥주의 최대주주인 MBH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미국 상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과는 차이가 나는 셈이다.

브루클린브루어리의 존재감은 제주맥주의 설립부터 절대적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사인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조 설비를 도입했고 품질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제주맥주는 브루클린브루어리와의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도 연구개발과 시설 및 운영자금 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활용할 예정이다. 브루클린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회사인 제주맥주는 장기적으로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아시아지역에 공급할 맥주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갖추고 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지금이 본격적 사업 확장을 통한 맥주 제조사의 새로운 혁신 모델로 도약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상장 이후 한국 맥주 시장 생태계를 바꾸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한국 맥주의 우수함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1580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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