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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증시 맥짚기] 글로벌 경제 회복기 '중소형주 득세' 

 

주가 영향은 2분기에 가장 클 듯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를 6.0%로 올렸다. 1월보다 0.5%p 높아진 수치다. 성장률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곳은 미국이다. 3개월 전보다 1.3%p 오른 6.4%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수치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 오랜만에 중국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초 통과된 1조9000억 달러의 부양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도 미국의 빠른 회복을 증명한다. 3월 비농업고용자수가 91만6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고, 구매관리자(ISM) 제조업지수 역시 64.7로 198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회복은 세계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줄 것이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다른 나라의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고 이는 순차적으로 교역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보는 축에 속한다. 3월 수출액이 역대 3위를 기록했는데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 반도체, 자동차가 특히 잘 팔렸다. 미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럽 선진국도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갔다. 3월 유럽 제조업은 독일이 오름 폭이 가장 컸고 다음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순이었다. 주식시장도 이를 반영해 독일이 8.9%, 프랑스가 6.4%, 이탈리아 7.9% 상승했다.

IMF는 지난 1월 대비 2021년 선진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p, 2022년은 0.5%p 상향 조정했다. 신흥국은 2021년 예상치를 0.4%p 올리는데 그쳤다. 그 때문인지 3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도 선진국이 3.1% 상승한 반면 신흥국은 1.7% 하락했다. 경제가 좋은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보다 더 오른 건데 경제 성적표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미국 금리 상승을 계기로 유동성장세가 마무리될 때 앞으로 주식시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나라별로 다르게 움직일 거라 전망했는데 그게 현실이 된 것이다.

경기 회복발 주가영향은 2분기 최고치

그렇다면 앞으로 경기의 힘은 더 강해질까? 현재는 경기 회복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회복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기간 내내 주가가 상승하지는 않는다. 2분기에 경기 회복의 영향이 최대로 나타난 후 점차 약해지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재료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이 벌어진 초기에 강하게 나타났다가 점차 약해진다. 자본시장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그렇다. 1,2월 금리 역시 상승 초기에 영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가 적응력이 커지면서 주가가 반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돌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경기 회복=주가 상승’ 관계 역시 2분기에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가 하반기에는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 회복이 강해질수록 긴축이 힘을 얻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연방준비은행(Fed)을 포함한 모든 중앙은행은‘통화가치 안정’을 최대 목표로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인플레에 민감한 ‘전사(戰士)’의 자세를 가지게 되는데, 경제가 일정 정도 궤도에 들어서면 금리를 정상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는 10년물이 1.7%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반면, 2년물 등 단기 금리는 급등했다. 장기물은 해당 국가의 성장률과 물가 등 경제 상황에 의해 결정되지만 단기물은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단기 금리가 오른다는 건 시장이 조만간 연준의 정책 방향 변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경기 회복을 포함해 재료가 얼마나 역할을 하느냐는 주가에 의해 결정된다. 주가가 낮으면 오랜 동안 강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주가가 높으면 짧고 약하게 반응하고 끝난다. 지금 주가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경기 회복 영향이 2분기가 지나면 약해질 수 있다.

1분기 실적 주가 반응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실적은 경기보다 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조3000억원과 1조51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주가가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 초로 생각됐던 반도체 빅사이클의 시작 시점이 2분기로 밀렸다.

두 회사의 주가와 기업실적이 다르게 움직인 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영업이익이 50~60% 늘어 그 정도 이익 증가로는 주가를 움직일 수 없게 돼서다. 주가가 높아지면서 실적의 역할이 줄어든 건데, 다른 업종대표주도 1분기 실적이 괜찮게 나와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대했던 실적 증가에 의한 코스피 상승은 당분간 없다는 얘기다.

실적이 주가에 반응하는 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일 것이다. 이미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코스닥이 1000에 다가서고, 각종 테마가 등장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전과 다른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그 동안 중소형주는 코스피가 오르는 상황이 마무리된 후 상승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월처럼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올 때는 기업 내용을 잘 알고, 사고 팔기도 쉬운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대형주 주가가 상승하고 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때부터 각종 테마가 만들어지고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게 된다. 중소형주는 기업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특정 테마에 속한 주식 모두가 올라도 코스피는 별 변동이 없다. 정체된 시장에 맞는 형태다. 하나의 테마가 만들어진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또 다른 테마를 만들어내는 속성도 가지고 있어 중소형주에 힘이 되고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시장이 좋아하는 주식이 달라진다. 경제가 나쁠 때에는 내용이 괜찮은 기업을 선호한다. 역사가 오래되고 벌어놓은 재산도 많아 어려움을 견디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국면을 지나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 내용이 떨어지는 회사의 주가가 우량 기업보다 더 올라간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주가가 크게 하락해 저평가 상태에 있는데다, 이익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지금 중소형주가 그 상태다.

1분기 실적에 의한 실적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접근했으면 한다. 지금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유동성에서 실적으로 바뀌고 시장을 끌고 가는 종목도 달라지는 시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에도 중소형주가 한번 득세하면 상당기간 시장을 끌고 갔었다. 시장이 내부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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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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