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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르포 나는 서울의 대리운전사 上 … 車主 시름도 함께 나르는‘대리인생’ 

대리운전 2년 박영진씨의 밤문화 체험기 

서광원 araseo@joongang.co.kr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대리운전사들의 생활도 팍팍해지고 있다. 박영진씨는 “이 생활을 하면서 별의별 경험을 다했다”고 말했다. 대리운전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게 많다. ‘어쩌면 내가 모시는 고객들의 밤 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 다양하고 요지경입니다.” 세상은 밤과 낮으로 이뤄져 있지만, 밤과 낮은 엄연히 다른 세상이다. ‘우리’가 낮에 산다면, 술 한잔 걸치면 부르는 대리운전사는 밤에 산다. 사업이 기울어지는 바람에 2년 전 대리운전을 시작한 박영진씨도 밤에 사는 대리운전사.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그가 털어놓은 서울의 밤 이야기는 ‘서울의 뒷면’이었다.



대리운전을 시작한 지 2년째. 어느 날 서울 서초동 법원 근처에서 호출을 받고 부리나케 달려가 2000cc급 ‘SM5’를 몰고 강남의 고급 식당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내가 모신 고객은 판사인지 검사인지 몰라도 상당히 권위가 있어 보였다. 가는 도중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자기가 잘 아는(아마도 ‘돌봐 주는’) 마담이 룸살롱을 하다가 이번에 새로 음식점을 열어 한잔 얻어 마시러 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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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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