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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제대로 읽으면 ‘대박’ 

시장 흐름만 신경 썼다간 쪽박 찰 수도 … 시대의 성장엔진 가진 기업 “투자해 볼 만”
난세에 필요한 주식투자 전략
新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khj@fides.co.kr
요즘 재테크 전문가에게 주식에 투자할지 물어본다면 ‘NO’라고 할지 모른다. 예전에 앞 뒤 생각 없이 ‘YES’를 외친 것과 마찬가지로 무조건 안전한 길을 가려는 성향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이에게 맞는 전략이 분명 있다.

식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국면은? 답은 말할 것도 없다. 돈이 많이 풀려 있고, 경기가 꿈틀대기 시작할 때부터 경기가 꼭지를 찍거나 돈줄이 마르기 직전까지의 구간이다. 사람들은 이 구간을 통상 ‘실적장세’라고 부른다. 이 구간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다. 어디가 바닥이고, 꼭지인지 가늠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은 글로벌 혼란기엔 더욱 그렇다. 신용위기와 통화팽창이 만든 메가톤급 재앙인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 경제의 미래가 무척 어둡다.

이에 따라 우리 증시는 안개의 숲에 싸인 것처럼 불가측해지고 있다. 수많은 변수가 숨어 있어 증시의 향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가가 갑작스럽게 급등할지도, 더욱 폭락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자원절약형 기술혁신 선도기업 ‘투자유망’

이런 관점에서 난세에 필요한 투자전략은 종목 하나하나를 알뜰하게 연구하는 것뿐이다. 거창한 경기 판단과 시황 맞히기는 금물이다. 자칫 전문가들의 시황 판단을 맹신했다간 쪽박을 찰 수도 있다. 자! 호흡을 길게 가다듬고 먼 곳을 보자. 단기 실적에 집착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장기적 관점은 주식투자의 기본이다.

극심한 불황기에 부자아빠로 거듭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이를 유념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안 된다. 제아무리 장기투자를 해도,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꿰뚫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주식종목을 알뜰하게 연구해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자아빠로 가는 지름길은 바로 유망한 ‘종목’을 제대로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망 종목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첫째, 주식의 가치상 좌표를 읽을 줄 알면 절반은 성공이다. 이는 기업에 투자해도 되는지를 가늠케 하는 일종의 바로미터다. 주식의 가치상 좌표는 주가수익률과 해당 국가에서 널리 통용되는 안전한 이자율(국채금리)을 비교하면 된다.

가령 A기업의 예상 주가수익률이 10배이고 국채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이 3배라고 가정하자. 단순 계산으로 7배 차이가 난다. 반면 B기업의 예상 주가수익률이 7배이고 국채투자의 기대수익률이 5배라면, 2배 차이밖에 안 난다. 후자의 사례를 보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나,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나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이럴 경우, 안전한 투자를 하기 위해선 B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를 자제하는 게 좋다. A기업의 경우, 주식투자가 바람직한 전략일 수 있다. 물론 위험을 즐기는 투자자는 차이가 작더라도 주식에 투자하겠지만 말이다. 둘째로, 시대의 성장엔진을 가진 종목을 선택해야 부자아빠가 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지배개념이 있다.

이는 대개 그 시대의 성장엔진이자 수년 간 주식시장을 이끄는 테마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종목은 건설(1970년대), 기초중공업(1980년대), 수출산업(1990년대), 정보통신(2000년대) 등이다. 향후에는 환경·신재생 에너지·신소재·정밀화학·바이오·로봇·의료·식량·물·자원산업 등이 세상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자원절약형 기술혁신의 선도기업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약진할 산업은 한없이 풀린 통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는 기술혁신 관련 분야다. 세계 각국이 만약 통화관리, 물가관리에 실패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밀려올지 예측할 수 없다. 향후 경제가 살아나도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적 진보 없이는 세계 경제는 또다시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자원절약형 기술혁신 기업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정부의 정책지원을 듬뿍 받을 뿐 아니라 대기업이 미래 신사업으로 관심과 투자를 쏟고 있다. 이 같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전략 중 하나다.

기업 가치 꿰뚫어 보면 여유 생겨

셋째, 향후 세상의 트렌드와 배치되는 업종이나 종목을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에너지를 많이 쓰거나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사업, 먼 거리를 운반해야 하거나 제품의 부피가 커서 이동이 불편한 산업은 별다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중국이 뒤를 바짝 쫓아오는 산업, 인구둔화, 고령화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업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들 가운데는 업황의 퇴조를 약으로 삼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기업은 투자가치가 있지만 투자를 결정하거나 종목을 고를 땐 더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식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 국면이 존재한다. 투자해야 할 때와 쉬어가야 할 때다. 특히 요즘 같은 혼란기엔 투자와 멈춤을 잘 결정해야 한다. 이른바 바텀업(bottom-up)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싶은 종목이 있을 때 사고, 사고 싶은 주식이 없으면 쉬라는 얘기다. 올해 주식시장도 어지간히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회는 늘 어려운 시기에 찾아오게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군중에서 다소 벗어나 역발상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시장 흐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길목을 지키는 투자를 해야 돈을 잃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시황을 맹신하고 좇기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읽을 수 있는 종목을 꿰뚫어 봐야 한다. 그래야만 주가가 한껏 올라도, 때론 급락해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부자아빠 되는 주식투자법
□ 시장 흐름 아닌 종목을 보고 투자하라
□ 기업 가치를 제대로 꿰뚫어 보라
□ 시대의 성장엔진 가진 기업 주목하라
□ 트렌드에 배치되는 기업은 피하라


975호 (200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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