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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립사절단 시카고 엑스포 주목 끌다 

하루 숙박비 60달러 ‘나라 팔아먹을 정도’로 비싸 … 월세로 숙소 옮겨
조선 개화기 100가지 경제풍경 ⑥
전봉관의 근대사 가로보고 세로읽기 

전봉관 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1893년 3월, 고종은 이조참의 정경원을 수반으로 한 사절단 13명을 시카고 만국박람회에 파견한다. 4월 28일, 천신만고 끝에 시카고에 도착한 조선 사절단은 사흘 후 개막식에 참석해, 조선 전시실을 방문한 클리블랜드 대통령 앞에서 어전법락(御前法樂)을 연주한다.
이렇게 첫 번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아직 그들 앞에는 장장 6개월간의 일정이 더 남아 있었다. 공사가 지연되는 바람에 전시실은 아직 개장하지 않았지만, 조선 사절단의 활약은 20여만 명이 운집한 개막식에서 단연 도드라졌다. 이튿날 간행된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은 ‘코리안들, 주목을 끌다’라는 기사를 실어 조선 사절단의 동정을 소개했다.



화려한 관복을 차려입고, 상투에 관모를 쓴 조선 사절단은 외양부터 시선을 끌었다. 그런 특이한 옷차림을 한 주미 서리공사 이채연은 뜻밖에도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다. 어린 소녀가 이채연에게 다가와 연필과 카드를 내밀며 “안녕, 카드에 이름 써줄 수 있어?”하고 물었다. 이채연은 “내게 사인을 받으려고? 이거 영광인데”하며, 흔쾌히 카드를 받아 영어로 사인해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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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호 (200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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