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훑고 김포평야를 적신 한강물은 그 마지막 하류에 이르러 임진강 물마저 끌어안은 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무게로 강화도 앞바다를 향해 널브러진다. 때마침 달의 인력에 이끌린 밀물이라도 밀고 올라오면, 한강 하류며 강화와 김포 사이의 염하(鹽河) 일대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강과 바다의 일대 격전이 벌어진다.
곳곳에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바다와 강바닥이 뒤집어지고, 천길 단애는 시시각각 깎여 어딘가로 떠내려간다. 이런 시간이면 배들은 운항을 멈추고, 뒤집어진 갯벌 밑에서는 눅진하게 굳어 있던 조선 수군의 피 냄새라도 올라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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