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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 한반도 번영의 중핵지대 vs 개발 규제 덩어리 지대 

연천, 천혜 생태계가 지뢰와 뒤섞인 곳
모순·갈등 불구 경원선 미래열차 통과할 ‘하나의 한국’ 중심 자부심
DMZ는 살아 있었네
강석훈·김호기 교수의 한반도 녹색성장·생태관광 상징거점 밀착르포 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그날도 이른 아침 한강 하구에는 안개가 끼어 있었다.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따라 연천으로 가는 동안 한강과 임진강을 경계로 남북한 사이에는 희미한 안개가 끼어 있었고, 그 사이로 북녘 땅이 보이다 안 보이다를 반복했다. 마치 안개연기 자욱한 오래된 극장에서 선명하다가 흐릿해지고 다시 선명하다가 흐릿해지기를 반복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아침 8시, 아침밥을 먹기 위해 백학면의 어느 버스종점 부근에 차를 세웠다. 버스종점에는 조그만 상가가 형성돼 있었다. 열댓 개의 상점이 눈에 들어왔는데 반 이상의 상점 간판에는 땅이나 부동산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었다. 초등학생 서너 명이 동그란 원 안에 명조체로 땅이라는 글자가 크게 쓰인 부동산중개소 앞을 지나 무심히 등굣길을 재촉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정도 될 법한 학생 중에는 안경을 쓴 학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간단한 아침밥을 먹고 나서 종점다방에 들러 커피를 주문했다. 수십 년 전에 마셨을 법한 맛과 모양의 커피였다. 땅이라는 글자, 안경 쓴 초등학생 그리고 크림과 설탕 덩어리 커피가 공존하는 아침의 종점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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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호 (2009.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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