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Travel] 터키 이스탄불 

기독교·이슬람 문화 공존하는 천상의 도시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aularge@hanmail.net)
터키 이스탄불은 매혹의 도시다. 아름다움이 서서히 멈춰버린 ‘회색빛 박물관’이다. 유럽과 아시아,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교차한 도시는 수천 년 역사를 간직한 채 숨가쁜 사연을 토해낸다.
골드혼(금각만) 위에 놓인 갈라타 다리는 도시의 구시가와 신시가를 잇는 경계와 소통의 다리다. 여객선들의 궤적처럼 과거와 현재를 가르며 이질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에 들어서면 일곱 개의 언덕으로 이뤄진 골목 사이로 둥근 모스크들이 장엄한 얼굴을 내민다. 아야 소피아, 술탄 아흐메드 자미(블루 모스크), 토프카프 궁전은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한가롭고 평온한 겉모습과 달리 이곳 유적지의 속살은 기이한 풍경이다. 아야 소피아와 술탄 아흐메드 자미는 이스탄불이 유럽과 아시아,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소통한 공간임을 보여준다.



아야 소피아는 비잔틴 제국의 영광이었고, 술탄 아흐메드 자미는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자랑거리였다. 50만 명이 넘는 인원이 6년 동안 투입돼 건설된 아야 소피아는 이스탄불이 화려한 기독교 문명의 혜택을 받은 땅이었음을 알려준다. 이슬람교식 모스크처럼 둥근 형상을 지니고 있지만 내부에는 예수를 담은 황금빛 벽면 모자이크 성화들이 남아 있다. 한때 동로마의 수도였던 이곳이 메흐메트 2세에 의해 함락 당한 뒤 500년 가까이 모스크로 이용됐지만 기독교 문화의 흔적이 오히려 훼손되지 않았다는 데 대해 숙연함이 느껴진다. 많은 기독교인이 성지순례를 위해 찾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101호 (2011.08.22)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