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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essay] 중년 친구 넷의 추억여행 

 

얼마 전 어렵게 시간을 맞춰 친구 세 명과 보길도를 다녀왔다. 어부사시사의 무대인 그 보길도다. 그런데 그곳 여행이 처음은 아니었다. 함께 간 친구들도. 우리는 딱 30년 전 대학 시절 겨울방학에 보길도를 간 적이 있다. 네 명의 중년은 당시 추억을 되짚기로 의기투합했다. 굳이 다시 찾은 데는 조그만 추억이랄까, 사연이 있다.



30년 전 남원과 구례를 거쳐 완도 선착장에 다다랐을 때에는 돈이 바닥나 여행을 계속하기 곤란할 지경이었다. “여기서 돌아가자, 아니다 갈 때까지 가보자” 논란 끝에 뻔한 결론이 났다. 갈 때까지 가는 걸로 하고 배를 탔다. 그 때만 해도 우리는 방랑의 자유인이었다. 노화도라는 섬에서 통통배로 갈아타고 가는데 우리 일행만 빼고는 거의 보길도 주민이었다. 그들은 서울에서 온 대학생들이 신기한지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남은 돈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김모씨 댁에 가서 재워달라고 부탁하라고 했다. 마을의 유지였다. 밑져야 본전인 우리는 일러준 대로 김씨 댁을 찾아갔다. 찾기 어렵지도 않았다. 먼발치에서도 늠름한 기와집 한 채가 다른 집과 확실히 구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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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호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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