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essay] 고독과 싸우는 법부터 배워라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얼마 전 임원회의 때의 일이다. 한 경력사원이 작성한 회의자료에 오타가 가득했다. 각종 수치도 맞지 않았다. ‘회사를 이끌 미래의 주역’이라는 기대로 스카우트한 사원의 실력에 실망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10분 넘게 불같이 화를 냈던 것 같다. 회의석상이 썰렁해 질 정도였다. 회의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왜 또 저러나”며 욕했을지 모른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낸다” “스트레스 확 풀렸겠다”고 뒷담화를 늘어놓는 이들도 있었을 거다. 오해다. CEO도 사람이다. CEO도 마음이 아프다. 직원에게 화를 낸 날 “잠을 설쳤다”고 하소연하는 CEO는 수없이 많다. 임직원들이 이런 마음을 몰라줄 때 CEO의 외로움은 더 깊어진다. 옛날 지도자들도 그랬던 모양이다.



진(晋)의 평공(平公)이라는 왕은 연회자리에서 술에 취해 이런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군주에게는 즐거움이 없다. 다만 무슨 말을 하든 그 말을 어기는 자가 없다는 것뿐(莫樂爲人君, 惟其言而莫之違·막락위인군, 유기언이막지위).”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 서광원씨가 쓴 『사장으로 산다는 것』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CEO의 부와 명예 뒤에 숨어 있는 그들의 절망과 고독이 담겨 있다. CEO의 자리는 영광보다는 고독이 쌓여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서씨는 이렇게 쓰고 있다. “사람이라서, 사람이기 때문에 힘듭니다. 그렇지만 내놓고 고충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름 뒤에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붙어 있을 땐 말이죠. 상처가 흉터로 변하도록 아프다는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는 사장님을 위무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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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호 (20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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