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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창업 붐 타고 1인 전용 오피스 인기 

베이비부머·청년 창업으로 수요 늘어…서울 강남·마포에 밀집 

최현주



요즘 부동산 시장에선 소형 바람이 거세다. 아파트도 소형 아파트만 팔리고 오피스텔도 작을수록 인기다. 가라앉은 경기 탓에 가격이나 관리비가 부담스러운 중대형은 외면 당하고 있다.오피스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형 오피스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크기가 작은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무실 크기를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은퇴 등으로 소규모 창업이 증가하면서 소형 오피스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부동산 투자자문업체 알투코리아 김민호 이사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오피스에 관심 갖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틈새 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기업은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1명이 사장이자 직원의 역할을 하며 ‘나홀로’ 운영하는 업체를 말한다. 혼자서 일하니 넓은 공간이 필요 없고 복사기나 정수기 등 부대설이 필요하지만 별도로 갖추기는 부담스럽게 마련이다. 이런 1인 기업을 위한 초미니 오피스가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다.

국내에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에서 근무 인원별로 사무실 크기가 다른 고급 비즈니스센터를 지었다. 이 센터는 1인실 기준 평균 월세가 250만원으로 비쌌지만 외국인 사업가를 중심으로 임대수요 몰렸다. 이후 서울의 대표적인 업무시설 밀집지역인 강남을 중심으로 월세를 낮춘 1인 기업 전용 오피스가 들어섰고 최근 강북권과 수도권에도 속속 조성되고 있다. 현재 서울의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강남구 31곳, 서초구 13곳, 마포구 4곳 등 총 84곳 2100여 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은 성남(5곳), 고양(3곳), 수원(2곳), 인천(1곳), 용인(1곳), 부천(1곳) 등이 있다.

1인 창조기업 위해 비서·법무·회계 서비스 제공

수요는 넉넉하다. 예컨대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은 2007년 4만2000여개에서 2010년 23만5000여개로 크게 늘어났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근로자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식서비스업·제조업에 해당하는 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은퇴 후 창업에 나선 50~60대, 취직난에 창업을 선택한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올 8월 초 국내 자영업자 수는 58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9000명 늘어났다. 특히 은퇴 후 창업에 나선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가 26만명이나 늘었고 20대 청년층 자영업자 수도 8만명 증가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콜드웰뱅커 케이리얼티 이현철 사장은 “늘어난 자영업자의 많은 수가 프랜차이스 점포

나 1인 기업 창업 등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일반 오피스와 달리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사무시설과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한다. 관리직 여직원을 대신할 수

있는 비서서비스,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 복사기·팩스·정수기 등 사무시설(공용공간), 사무실별 책상이나 의자 등 가구, 세무·특허·법무·회계와 관련된 전문서비스 등을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제공한다.

냉난방비·전기·수도비 등 관리비도 입주기업에게 별도로 부과하지 않는다. 입주기업 입장에서는 월 임대료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는 평이다.1인 기업 전용 오피스는 근무인원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대개 6.6㎡(1인실) 기준으로 조성되며 10인실까지 있다. 보증금은 한달치 월세 정도다. 서울의 경우 평균 월세는 1인실 45만원, 2인실 60만원, 3인실 75만원, 4인실 90만원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1인 기업 전용 오피스 평균 수익률은 연 15% 정도다. 크게 건물을 매입하거나 건물의 일부를 매입 혹은 임대해서 운영한다.

최근 선호도가 높은 운영 방식은 건물 일부를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성남동의 오피스건물 1개층(495㎡)를 매입해서 40실 규모의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를 운영하는 김모(52)씨.건물 1개층 매입비로 5억원, 리모델링에 2억4000만원을 투자했다.이 중 2억원은 대출을 받았다. 김씨가 한달에 벌어들이는 임대료(실당 평균 월 40만원)는 1440만원(공실 10%)로, 운영비와 대출이자 590만원을 제하면 850만원이 남는다. 연 수익률이 18%에 달한다.

이모(46)씨도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1인 기업 전용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오피스건물 1개층(495㎡)을 보증금 5000만원,월 500만원에 임대했다. 리모델링비 2억4000만원을 들여 오피스 30실을 만들었다. 한달에 거둬들이는 임대수익(실당 평균 60만원)은 1620만원(공실 10%). 운영비와 임대료를 제하면 실제 수익은 900만원으로, 수익률이 연 30%에 달한다.

1인 창조기업 전용 비즈니스센터로 지정되면 정부에서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2011년 3월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2011년 10월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이 시작됐다. 1인 창조기업 전용 비즈니스센터로 선정되면 오피스 운영을 위한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비서서비스, 세무·특허·법무·회계와 관련된 전문서비스, 냉난방비·전기·수도비 등 운영을 위한 비용과 입주기업의 월세 일부를 포함해 최대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 지식서비스창업과 관계자는 “전용센터 입주기업에게 월세의 50% 이내(최대 10만원)에서 지원금을 제공한다”며 “입주기업도 부담이 줄어들어 선호도가 높아 전용센터로 지정되면 공실 걱정은 덜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1인 창조기업 전용비즈니스센터는 34곳. 이 중 민간이 운영하는 곳은 7곳이며 서울은 강남·여의동 등지에 5곳이 있다. 나머지는 공공기관이 자사 사옥의 일부를 활용해서 운영하고 있다.

한번 선정된 1인 창조기업 전용 비즈니스센터 자격은 2년간 유지된다. 운영이 원활하다고 판단되면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선정기준은 1인 창조기업이 업무를 보는데 필요한 시설(책상·복사기·팩스 등)이나 환경이 갖춰졌는지, 비서·법률·세무 등의 경영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나 시스템이 갖춰졌는지, 1인 창업자를 위한 교육 등을 실시한 여건이 되는지 등이다. 연초 중소기업청 홈페이지에 모

집공고가 게재되면 신청할 수 있다.

역세권 건물 선택해야 유리

1인 기업 전용 오피스에 투자하려면 가장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이 교통여건이다. 1인 기업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대중교통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하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버스정류장의 경우 노선이 10개 이

상 지나는 곳이 유리하다. 임대수요가 1~2인 기업으로 한정적이라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소형오피스 전문업체인 코쿤피스 고종옥 사

장은 “수요가 한정적인 탓에 일반 오피스보다 매각이 쉽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1152호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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