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ar] 쿠페는 움직이는 광고다 

판매량 적어도 쿠페형 차종 출시 늘어…소비자 욕구 충족하고 브랜드 홍보 효과 노려 

박성민



쿠페형 자동차가 쏟아진다. 상반기 혼다 CR-Z,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BMW 미니쿠퍼 쿠페 등 10여 종의 차량이 한국의 거리를 누볐다. 하반기에도 쿠페형 자동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8월 중에만 BMW 뉴 X6, 아우디 뉴 RS5, 시트로앵 DS4 등의 차가 나와 쿠페 매니어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벤츠의 대표 쿠페형 자동차인 C63 AMG 쿠페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쿠페형 자동차란 자동차의 후면 라인이 날렵하게 떨어지는 스포츠카 스타일의 차를 말한다. 공기저항을 줄이는 디자인을 강조하고 성능을 강화해 ‘달리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춘 차이기도 하다. 외관을 날렵하게 꾸미다 보니 뒷좌석 없이 출시되는 차들이 많았다.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쿠페는 2도어라는 인식이 생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쿠페 중에선 4도어를 갖춘 모

델도 많다. 공간을 활용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다. 아우디의 A7은 5인승, 5도어 쿠페를 강조하기도 했다.사실 쿠페는 판매량이 많은 자동차는 아니다. 올 1~7월까지 쿠페형 자동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쿠페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미니쿠퍼 쿠페가 7개월동안 192대를 팔았다. 벤츠 E350 쿠페가 148대, BMW1시리즈 M쿠페가 121대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시장에 소개되는 쿠페 자동차 종류가 계속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멋과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쿠페형 차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멋스러운 쿠페가 도로를 지날 때 한번쯤은 눈길을 주게 마련이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내세우는 쿠페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라며 “몇 대가 팔리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출시되는 쿠페형 자동차는 뛰어난 공간 활용은 물론 연비까지 개선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올 하반기에는 독일차 3대 브랜드가 출시한 쿠페 간의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월 22일 아우디의 초고성능 스포츠 쿠페 뉴 아우디 RS5가 출시됐다. ‘RS’는‘Racing Sports’의 약자로 아우디 모델 중에서도 초고성능 모델에만 붙는 이름이다. 2도어 쿠페 모델로 판매가격이 1억950만원이다. 비싼 가격만큼 성능도 화려하다. 최고출력이 45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3.9kg.m이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5초에 최고 속도(안전제한속도)는 시속280km다. 트레벌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아우디가 자랑하는 디자인, 성능, 첨단기술이 모두 녹아있는 차”라며 “아우디 고성능 모델의 진수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3사 쿠페 기술 경쟁

BMW는 X6의 부분변경 모델로 맞선다. X6는 지금까지전세계에서 15만5000여 대가 팔린 차다. 고가인데도 상당한 판매량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2008년 첫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2600대가 팔린 대표 모델이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다섯 가지다. 6기통 트윈파워터보 엔진을 장착한 X6 30d(245마력), 40d(306마력), 35i(306마력), V형 8기통 4.4리터 트윈파워터보 엔진을 장착한 50i(407마력) 등이 있다. 가장 고사양의 차는 올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X6 M이다. 최대출력이 555마력이다. M 다이나믹 모드와 BMW 인디비쥬얼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등 최첨단 사양도 갖췄다. 뉴 X6의 가격은 9780만(30d)~1억6330만(M)원이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벤츠의 C63 AMG의 쿠페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 7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2012 센세이션’ 공연장에서 국내 첫 선을 보였다. 2000년 네덜란드에서 첫 시작된 이 공연은,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이 행사를 후원한 벤츠코리아에서 공연장에 C63 AMG 쿠페를 전시한 것이다. 이 차는 6.3L V8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출력은 457마력, 최대토크는 61.2kg.m이다. 제로백 4.4초, 최고속도(안전제한속도)는 시속 250km다. 현재C63 AMG의 국내 판매가격은 9430만원이며, 쿠페 모델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쿠페는 수입차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국내자동차 브랜드도 꾸준히 쿠페형 자동차를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폭발적인 성능에 2000만~3000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을 책정해 쿠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차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와 벨로스터다. 기아자동차는 포르테의 쿠페 버전인 포르테 쿱을 출시하기도 했다.


2008년 제네시스 쿠페가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출시돼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전까지는 쿠페는 기본적으로 5000만원이 넘는다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제네시스 쿠페가 편견을 깬 것이다. 그리고 그 바통을 벨로스터가 이어받았다. 특히 올 4월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한 벨로스터 터보는 20~30대 젊은 층에서 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매달 300대 이상이 꾸준히 팔린다. 가벼운 차체에 터보 엔진을 장착해 기존모델보다 성능을 2배 이상 높였다. 또 국산 준중형급 자동차에 터보 엔진을 장착한 것은 벨로스터 터보가 처음이다. 제로백도 7.4초로 수준급이다.

현대차는 연말 께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아반테의 쿠페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 차로 2도어 모델이다. 기존 아반테에 비해 전장을 10mm늘렸다. 뉴 2.0 GDI 엔진과 6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75마력, 최대토크는 21.3kg.m이다. 현대자동차는 관계자는 “현재의 판매량에 일희일비 않겠다”며 “우리가 개발한 쿠페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미래를 보고 꾸준히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1153호 (2012.09.0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