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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뿌리는 백신으로 독감 예방 

간편하게 접종하는 ‘플루미스트(FluMist)’ 출시 

이창균 이코노미스트 기자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독감 주의보가 내려졌다. 자녀에게 독감 백신을 접종하려는 부모가 늘고 있지만 막상 병원을 찾으려니 걱정부터 앞선다. 서울 행당동에서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를 키우는 주부 김은경(36)씨는 “주사 맞는다고 하면 몸서리를 치면서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 때문에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사를 맞지 않고 간편한 방법으로 독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녹십자가 지난해 처음 국내에 선보인 ‘플루미스트(FluMist)’는 코에 뿌려 독감을 예방하는 신개념 독감 백신이다.

녹십자는 미국의 메드 이뮨(MedImmune)으로부터 이 제품을 국내에 도입했다. 플루미스트는 미국 식품의 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미국에서는 2003년부터 2700만명이 이 제품을 접종 받았다. 비강(鼻腔) 내의 점막에 백신을 직접 접종하는 방식으로 약물이 인체 순환기를 통해 직접 유입된다. 이를 경점막 약물전달 시스템이라 하는데 기존 주사제형 백신보다 높은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게 녹십자 측 설명이다.

주사 부위에 생길 수 있는 통증, 발적, 종창 등의 국소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를 없앨 수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기존 주사제형 백신이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해 만든 사(死)백신이라면 플루미스트는 바이러스를 약독화(병원성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해 만든 생(生) 백신”이라고 말했다. 그간 미국 등 세계에서 약 4만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48건의 임상시험에서는 생백신이 사백신보다 효과적으로 독감을 예방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플루미스트에 대한 학술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2007년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따르면 세계 16개국에서 41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플루미스트의 독감 예방효과는 다른 백신보다 우수했다. 2006년 소아전염병저널(Pediatric Infectious Disease Journal)이 발표한 아시아 8개국 임상실험 자료에는 백신 접종 후 13개월까지 74%의 예방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나와 있다.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활동이 왕성해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보통 11월부터 4월 사이에 크게 유행한다”며 “백신 예방접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독감의 잠복기는 1~4일이다. 보통 증상발현 1일 전부터 발병 후 5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지만 소아의 경우 전염 가능 기간이 더 길다. 이 경우 증상 시작 후 7일까지도 전염력이 있다.

독감에 걸리게 되면 기침, 콧물 등 일반 감기 증상보다도 발열과 오한, 두통, 몸살, 근육통 등이 심화된다. 갑자기 속이 더부룩 해지거나 가래를 동반하지 않는 건성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독감을 의심해야 한다. 눈이 가렵거나 빨개지기도 한다. 김 교수는 “독감에 의한 합병증은 노인과 만성질환자, 영유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며 “이 경우 사망률이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루미스트는 생후 24개월부터 49세 이하 연령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가까운 병의원에서 전문의와 상담한 후 접종 받으면 된다.

1159호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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