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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실적에 오너 CEO도 물러나 

미저리 지수 1위 - GS건설 

시가총액 48%, 매출 10.5% 하락 … 내년엔 흑자 전환 기대

▎GS건설이 지난해 지은 UAE 루와이스 석유화학단지의 정유시설.



6월 중순 이례적인 인사 발표가 났다. 허명수 GS건설 사장이 경영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허 전 사장은 GS건설 최대주주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셋째 동생이자, 지분 3.62%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비리나 건강 악화가 아닌 실적 때문에 오너 일가가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내려오는 일은 매우 드물다. GS건설은 그만큼 절박했다.

GS건설은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200대 상장사 미저리 지수 조사에서 마이너스 80.5점으로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시가총액은 1년 전보다 48.3% 줄고,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0.5%, 21.7%포인트 감소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8일 기준 3조6700억원에서 올해 10월 8일 1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올 1분기 실적 영향이 컸다. 1분기 매출은 1조8239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었다. 영업 손실은 5354억원, 당기순손실은 3860억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0년 중순 13만원대에서 서서히 하락하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곤두박질쳤다. 올 6월 말에는 2만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주가는 3만5000원 안팎에서 움직인다.

GS건설의 어닝쇼크는 중동에서의 플랜트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못하면서 나타났다. 특히 원가율 계산에 실패해 적자 폭이 커졌다. 보통 한국 건설사들은 저가로 공사를 따낸 후에 공정 변경을 신청한다. 이때 건설비용을 늘려 청구한다. 그런데 2009년 무렵 GS건설이 수주한 해외 공사의 공정 변경이 원활하지 않았다. 완공 시점에서 손실이 반영된 실적을 발표했다. 따라서 GS건설의 부진은 갑작스러운 실적 악화라기보다는 과거에 반영되지 않은 손실이 일시에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다만 해외 사업에 대한 원가 반영 규모는 올 1분기를 정점으로 조금씩 줄고 있다.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전략을 변경하면서다. 베네수엘라나 카자흐스탄 등지에서는 금융 조달을 동반한 수주를 추진한다. 이 경우 경쟁입찰보다는 수의 계약 형식이 많아 치열한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를 피할 수 있다.

GS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2884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면하진 못했지만 올 1분기 5000억원대였던 적자 규모를 줄였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과거 저가수주 비용 탓에 올해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협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어닝쇼크 이후 해외 건설 프로젝트가 얼마나 이윤을 내는지에 대한 기준이 사라졌다”며 “전략 변경 후 수주한 프로젝트의 이익 수준이 얼마나 될지를 향후 실적을 통해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터진 악재를 어떻게 해소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조달청은 최근 4대강 사업 담합 비리 판정을 받은 15개 건설사에 입찰을 제한하는 부정당업자 지정과 입찰제한 조치 등을 통보했다. 이경우 GS건설 역시 15개월 간 공공부문 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GS건설은 이번 제재로 지난해 매출의 18% 수준인 1조6000억원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대외 신인도마저 떨어지면 해외 공사 신규 수주에도 어려움이 생길 우려가 있다.

1209호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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