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에세이 - 혁신의 세 가지 유형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이제 혁신이라는 말은 마치 공기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 존재하는 일상적인 단어가 됐다. 정보기술(IT) 분야는 물론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혁신을 외치고 있다.

실제로 혁신에 실패한 지난 날의 강자가 경쟁에서 뒤처져 비즈니스 세계에서 쓸쓸히 퇴장하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혁신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필수사항이 된 지 오래다. 문제는 혁신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이다. 혁신이란 여전히 너무나 버거운 숙제다. 짧지 않은 기간 글로벌 IT 기업을 이끌어 온 필자도 늘 혁신을 고민해왔다. 정답은 없겠지만 혁신을 위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싶다.

첫째는 ‘이질적인 결합’이다. 여기서 이질적이란 의미는 실제 결합이 됐을 경우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만 그 결합을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경우를 의미한다. 음악 재생기와 휴대폰의 결합이 대표적인 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입는 컴퓨터, 리모컨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음성으로 명령해서 작동시키는 TV를 생각해 보라.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이런 이질적인 결합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보편성을 획득할 경우 삶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둘째는 ‘한계를 없앤 아이디어’다. 한계란 우리의 생각이 뻗어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말한다. IT 산업의 가장 큰 화두인 클라우드와 빅데이터가 바로 한계를 없앤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로컬 스토리지의 한계를 벗어난 순간 영역을 규정할 수 없는 데이터의 구름이 하늘을 떠다니기 시작하며 클라우드라는 위대한 기술의 진보를 이뤘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또 한번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다.

혁신을 위한 셋째 키워드는 ‘입체적인 사고’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입체적으로 진화할 때마다 큰 진보를 이뤄냈다.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단면에서 입체로 진화하면서 수많은 기술 혁신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런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차원(D) 중심의 설계가 3D로 전환되면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예술적인 형태의 건물을 만들어내고, 2D 도면을 해석할 수 없던 비전문가도 제품 개발의 일원으로 참여해 사용자 친화적인 혁신을 이뤄낸다. 입체적인 사고가 이뤄낸 현재진행형의 진화라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들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혁신을 통해 놀라운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이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을 종종 듣지만 어쩌면 그런 시대는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아주 작은 변화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재가 돼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놀라운 변화를 일으킬 수많은 혁신의 기회에 둘러싸여 있다. 묘한 흥분이 느껴지지 않는가?

1213호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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