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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지수 5위 - 에쓰오일(S-Oil) 

부진의 끝은 과연 어딜까? 

국내외 경기 둔화, 정유사업 비중 커 실적 악화 ... 무디스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경기 둔화, 합성섬유와 페트병 원료로 쓰이는 파라자일렌(PX) 실적 악화, 유가와 환율 변동.’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며 정유·화학 업계는 힘겨운 2013년을 보냈다.

에쓰오일(S-Oil)·SK이노베이션·GS칼텍스 등 주요 정유사들이 모두 실적 악화와 그에 따른 주가 폭락의 길을 걸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에쓰오일이다.

다른 기업에 비해 정유사업 비중이 컸던 게 원인이었다. 한진그룹이 보유한 에쓰오일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락했다. 어닝쇼크였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은 더욱 나빠졌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이 분기별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에쓰오일은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미저리 지수 5위를 기록했다. 매출이 10.27%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08% 줄었다. 무엇보다 주가가 30% 이상 빠지며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했다. 지난해 9만4000원을 넘겼던 주가는 연말 6만원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선 더욱 가파르게 떨어져 6만원 선마저 위태롭다.

문제는 부진의 끝이 어딘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에쓰오일의 실적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던 지난해 2분기만 해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상반기 부진은 계절적 요인이 커 하반기에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 이었다.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고 주가는 계속해 떨어졌다.

올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에쓰오일의 목표 주가를 하양 조정했다. 16개 증권사 중 절반이 목표주가를 20~30% 가량 낮춰 잡았다. 현대증권은 10만원이었던 목표가를 6만5000원까지 내렸다. 4월 4일 현재 에쓰오일의 주가는 6만800원이다. 하향 조정한 목표가보다도 더 떨어졌다.

에쓰오일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인지 장기 침체로 빠져들 것인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박연주 K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미 에쓰오일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고 저평가 돼 있어 더 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차츰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반대 의견도 있다. 정유 업계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주가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닝쇼크 충격과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월 4일 에쓰오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2월 말 에쓰오일이 울산 소재 토지를 5190억원에 매입하는 계획을 승인해서다. 토지매입과 대규모 설비 확장을 실시할 경우 에쓰오일의 재무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 강 무디스 수석애널리스트는 “향후 1~2년 동안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건설비용이 초과되거나 프로젝트 상업가동이 지연되는 리스크가 발생하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32호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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