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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지수 2위 - 셀트리온 

악재보다 무서운 불확실성 

세계적 제품 개발 호재 ... 주가 조작 혐의, 세무조사 가능성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13년 4월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분 매각을 발표했다.



‘호재도 많고 악재도 많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셀트리온의 지난해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많은 사건과 이슈의 중심에 섰다. 여러 구설수에 휘말리며 주가가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시가총액·매출·영업이익률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며 가장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낸 기업 순위(미저리 지수) 2위에 올랐다. 올해 역시 무난한 한 해가 되긴 힘들 것 같다. 다양한 이슈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미지수다. 악재보다 무서운 불확실성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위기의 시작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4월 16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 회장은 자신이 가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 지분을 모두 글로벌 제약회사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불법 공매도 세력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을 만큼 시달렸다’는 게 이유였다.

셀트리온 측은 분식회계설과 서 회장 도주설 등 허위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떨어뜨렸다 다시 매입해 차액을 챙기는 불법 공매도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금융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함께 나타냈다. 평소 한국을 본사로 둔 글로벌 제약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밝힌 서 회장의 결정에 시장의 충격은 컸다.

셀트리온이 술렁거리는 동안 셀트리온의 주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4월 중순 주당 2만5000원으로 떨어진 셀트리온 주가는 9월 6만4000원으로 치솟았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램시마는 세계 최초 항체 바이어시밀러 제품이다. 유럽의 승인을 받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해외 판매망이 빈약했던 셀트리온이 외국계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램시마의 판매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더해졌다.

서 회장의 기자회견 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셀트리온이 또 다른 악재를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금융당국이 서 회장을 주가조작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10월 8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서정진 회장과 박형준 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을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달 중순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올 2월에는 서‘ 회장이 조만간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실제 서 회장의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매번 주가 조작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요동쳤다.

3월 27일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추가적인 차입금 없이 수익금만으로 회사를 꾸려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힘들게 투자한 사업의 결실을 맺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일부 회사와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걸림돌이 된다면 자신이 가진 지분을 전량 매각할 수도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 회장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은 남았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주가조작 혐의, 세무조사 가능성, 서 회장 출국금지, 셀트리온 매각설 등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기업평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셀트리온에 대한 관심을 버린 듯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권사는 셀트리온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투자자들은 각종 루머에 더욱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다. 셀트리온에 대한 기업보고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7월 발표한 것이 마지막이다.

1232호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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