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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주가 전망 - 2분기부터 상승 전환할 듯 

 

서명수 이코노미스트 전문기자
SK텔레콤·LG유플서스 선전 속 KT 부진 예상 …LTE 서비스 개선 등 호재 많아



우리나라 무선통신시장은 ‘1강 2약’ 체제다. 맏형인 SK텔레콤이 가장 앞서가고 있고 둘째 KT와 막내 LG 유플러스가 그 뒤를 쫓아가는 구도다. 이들은 시장을 대략 5대 3대 2의 비율로 나눠 가지고 있다. 요즘은 이 구도가 깨질 듯한 분위기다. 막내의 추격 때문이다. KT는 구조조정이란 내홍을 겪고 있는데다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2위 수성이 위협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50%의 최후 방어선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절치부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2월 무선통계 현황을 보면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50.09%다.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이 50% 이하로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지만 2011년 12월부터 50.57%에서 2012년 12월 50.28%, 2013년 12월 50.02%로 계속 줄고 있다. KT역시 연말 시장점유율이 2011년 31.54%에서 2012년 30.77%, 2013년 30.09%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올 2월엔 이 보다 더 떨어져 30.04%다.

점유율 ‘삼분지계(三分之計)’에 변화 일까

이 기간은 ‘넘버 3’가 치고 올라온 시기와 일치한다. 2011년 12월 17.89%를 기록한 LG유플러스는 2012년 12월 18.95%에서 올 2월 19.87%로 20%선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들 통신 3사는 LTE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결전을 벼르고 있어 고착된 ‘삼분지계(三分之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죽기 살기 식 보조금 경쟁을 벌이다 당국으로부터 무려 45일 간 영업정지란 중징계를 당했다. 1차로 LG유플러스와 KT가 3월13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KT의 영업정지기간은 4월26일까지이고, LG유플러스는 4월 4일까지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4월27일부터 5월 18일까지 2차 영업정지가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의 영업정지는 4월 5일부터 5월 27일까지로 돼 있다.

영업정지는 해당 통신사에게 분명 악재다. 신규 고객 모집을 할 수 없어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에 악영향을 준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중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엔 도움이 된다. 징계의 역설이다. 실제 1차 영업정지를 당한 LG유플러스의 경우 영업정지 기간 동안 주가가 1만350원에서 1만150원으로 미미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오히려 영업정지가 시작된 이틀 동안은 주가가 올랐다. 이를 놓고 볼 때 현재 영업정지 중인 SK텔레콤과 KT의 주가도 비슷한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 기간 중 5만8380명의 가입자를 빼앗겼다. 하지만 영업 재개 5일 만에 2만4336명을 되찾아 왔다.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영업정지 기간 중 금지된 사전예약 영업을 했고 불법 보조금으로 가입자를 유치했다며 반발하지만 LG측은 정상영업의 결과라고 맞서고 있다. 어쨌거나 KT와 SK텔레콤도 가입자 이탈방지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인 만큼 매출 감소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경쟁은 물론 수익성 악화를 가져와 기업가치 하락을 부른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이 이에 매달리는 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력 때문이다. 보조금 축소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이 나아지면 보나 마나 정부가 통신비를 내리라고 들볶을 텐데, 그러기는 싫다는 것이다. 차라리 출혈을 해서라도 보조금 지급을 늘리면 수익은 줄지만 통신비 인하 압력을 피하고 가입자 증가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셈법이다. 이런 외형 경쟁 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정부의 보조금 규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진단은 그래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통신3사는 또 한판 붙을 태세다. 이번엔 경쟁의 중심축이 외형이 아닌 서비스란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막내가 먼저 선수를 쳤다. LG유플러스는 4월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LTE 무제한 요금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SK텔레콤과 KT도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출시해 맞대응에 나섰다. 시장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하나대투증권은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가 통신사의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TE 무제한 요금제 출시 전후 가입자당 매출(ARPU) 차이가 평균 75%에 달하고 대용량 데이터 사용자 수가 늘고 있어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의 주가도 올 1분기의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 1분기엔 보조금 출혈경쟁에다 영업정지가 겹쳐 실적이 악화됐지만 영업정지가 끝난 후엔 LTE 무제한 요금제의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실적개선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2분기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 총액이 전분기 대비 16.1% 증가한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주가 또한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회사별로는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ST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선전 속에 KT는 이들보다는 뒤쳐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SK텔레콤 올 들어 주가가 줄곧 하락했다. 보조금 과당 경쟁, 통신장애 발생 등 주가에 부정적인 뉴스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이 호전돼 주가 움직임도 좋아질 전망이다. 통신장애 발생에 따른 보상금 지급이라든가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수익 악화 요인이 1분기 회계장부에 이미 반영됐다. 영업정지로 인한 매출 감소가 우려되긴 하지만 비용 절감도 기할 수 있어 수익 개선엔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다. 게다가 SK텔레콤은 배당을 후하게 주는 회사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4월3일 기준 4.7%나 된다. 현 시장금리를 고려하면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말한다.

KT 지난해 배당을 줄이겠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이 흥분했다.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져 매력적이긴 하나 수익성 회복 등 해결할 현안이 많다. 무엇보다 유선 부문의 매출이 감소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올해 전화수익은 2800억원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 일부에선 황창규 신임사장이 밀어붙이고 있는 구조조정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3만20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구조조정 할 경우 막대한 비용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09년 6000여명을 명예퇴직시키는 데 약 8000억원이 소요됐다. 이는 지난해 KT의 영업이익 수준이다. 다이어트를 지나치게 하다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지도 모른다.

LG유플러스 올해 가입자 목표를 54만명에 두고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점유율 증가는 보조금 과다 지급의 결과가 아니라 사업자 간 경쟁력 격차가 줄어든 데 따른 구조적 변화라는 견해가 많다. 올 1분기는 업계의 소모적인 경쟁 지속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20%가까이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부터는 이런 부진을 딛고 다시 순항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선 LG유플러스의 LTE 보급률로 인해 가입자당 매출(ARPU) 성장이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LTE 데이터 무한요금제 출시 이후 경쟁사보다 ARPU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1234호 (20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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