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essay | 직원들은 문제·해답 다 알아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



미국의 한 대형 자동차 회사가 올해 북미 지역에서만 300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점화 스위치 결함 관련 사고로 지금까지 사망자만 10명이 넘는다니 실로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회사가 결함을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적절한 조치 없이 문제를 방치한 탓에 큰 논란을 일으키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위기의 원인을 소‘ 통 부재’에서 찾는다. 법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결함’이나 ‘위험한’ 같은 단어를 다른 용어로 순화해 대체하도록 했다. 기업 내 소통을 막는 자기검열은 정보의 흐름을 막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결국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길이 사라지며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번 사례처럼 고객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되는 결함마저 그냥 묻어두는 결과로 나타난다. 지금 해당 기업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기업에게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 비즈니스에서는 경영은 곧 관리를 의미했다. 잘 짜인 조직 구조와 자산, 인력 관리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업 내에서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소통은 오늘날 가장 트렌디하고 자주 사용되는 어휘다. 가히 소통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인재들의 우수성과 조직의 무능은 별개다. 날마다 회의가 열리고, 수많은 전략과 비용, 노력이 투입된다. 뛰어난 인재들이 수시로 영입되고, 결과에 따라 승진과 인센티브, 각종 포상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기업에 변화가 없다. 도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비대한 조직, 운영상의 난맥, 불분명한 책임 소재, 비효율적인 기업 문화 등의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느낀 교훈은 경영자가 적극적으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면 그 누구보다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평소에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회의를 진행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경우가 적다. 조직 내 서열의 문제나 스스로 자기 아이디어가 가치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 아이스 브레이킹이 되지 않는 상황 등 여러 원인이 있다. 경영자가 소통을 통해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해주며, 발전시킬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필자가 소통의 장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평소 임직원들이 생각하고 있던 진짜 이야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있다. 지역본부나 지사에도 기회가 되는 한 직접 찾아가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다. 직원들의 의견을 가까이에서 들어야 진짜 문제를 알고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야구나 골프 등 스포츠 행사 초청을 기회로 삼아 소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고객에게 경험을 파는 시대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기업의 경영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 소통은 필수 요건이다. 소통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1249호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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