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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알렉스 왕 시놀로지 대표 - “데이터 유출 걱정 없는 독립 저장 공간” 

10만원대 NAS(개인용 클라우드) 출시 … 소호 사무실·가정 보급 크게 늘어 

김태진 이코노미스트 전문기자
요즘 스마트폰을 이용해 동영상을 보는 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들은 주로 대용량의 동영상 파일을 스마트폰에 직접 다운받거나 인터넷에 연결해 스트리밍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렉스 왕 시놀로지 대표가 9월 24일 서울 태평로 프라자 호텔에서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여럿이다. 다운을 받을 경우 보안과 스마트폰의 저장 용량이 걸림돌이다. 스트리밍은 화면이 불안정하고 LTE 데이터 요금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나스(NAS:Network Attached Storage)’ 주변기기다. 나스는 개인용 서버 개념이다. 나스에 각종 파일을 저장한 뒤 인터넷만 연결하면 각종 IT기기로 외부에서 파일을 볼 수 있는 주변기기다. 동영상을 다운 받는 속도도 빠르다. 나스는 2~3년 전만 해도 IT전문가나 기업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다.

올해 보급형 제품 가격이 2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소호(SOHO) 사무실이나 가정 보급이 급증했다. 가정용 제품 판매가 기업용을 넘어섰을 정도다.

가정용이나 소호 사무실용 나스 시장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대만의 시놀로지가 이끌고 있다. 알렉스 왕(Alex Wang, 38) 시놀로지 대표(CEO)가 신제품 소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9월 24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했다. 시놀로지는 2000년 대만에서 벤처기업으로 설립됐다. 올해 매출은 3억 달러(약 3100억원)를 예상한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대박이 터지면서 유명해졌다. 유럽 나스 시장에선 1위다.

국내 나스 시장에 대해 왕 대표는 “올 상반기 한국의 시장 조사 사이트에서 시놀로지가 30%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력 분야인 50만원대 전문가나 기업용 시장에서는 한국에서 1위”라고 말문을 열었다. 왕 대표는 대만국립중앙대학교에서 정보경영학·경영학 두 개의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시놀로지에 입사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담당 이사, 영업담당 상무를 거쳐 올해 3월 CEO로 선임됐다.

이번에 출시된 ‘DS115j’ 나스는 1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이다. 메인 중앙처리장치(CPU)의 기능을 강화해 윈도 환경에서 이전 제품보다 28%가 빨라진 초당 103MB를 읽어낸다. 절전 소비전력은 3.85w/h에 불과하고 최대 전력 소모량도 13w/h 정도다.

스마트 냉각기술과 무음 설계로 소음을 18.1dB(A)로 줄여 데스크톱PC 보다 조용하다. 네트워크 동영상 녹화 기능을 사용해 5개의 카메라를 연결하면 가정·사무실에서 침입방지용 감시 네트워크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원대 초반으로 여기에 20만원 전후의 하드디스크를 달아 사용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연결하면 나스에 저장된 동영상을 직접 볼 수 있다.

나스가 낯선 소비자들이 많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시놀로지의 슬로건은 ‘My private cloud’다. 개인용 서버라는 의미다. 통상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지하철 대여 락커에 비유할 수 있다. 공중 시설로 누구나 돈을 내면 개인 한 사람이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나스는 락커가 내 집에 있는 걸로 이해하면 된다. 내가 허용한 사람(예를 들면 가족이나 친구)이면 모두 쓸 수 있다. 상대적으로 보안에 유리하다. 케이블로 유선 인터넷만 연결해 놓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모든 저장 파일을 마음대로 불러다 사용할 수 있다.”

한국 나스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이 가장 크다. 시놀로지 나스를 사용하기 위한 모바일 앱 다운로드 건수가 세계 3위권이다. 한국인들은 IT 지식 수준이 높아 요구 사항이 많다. 다양한 주변기기와 연동을 중시한다.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 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스마트폰과 연동하기 편한 제품을 선호한다.”

한국 지사 설립 계획은.

“현재 시놀로지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중국 등 5곳에 지사를 운영한다. 한국 시장이 중요하지만 대만과 비행기로 2시간 이내라 당일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현 상태에서 지사 설립계획은 없다. 대신 한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강화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전문가보다 일반 사용자가 늘어나 제품 관련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금까지 애프터서비스 상담을 영어로 해왔지만 최근 한국어가 가능한 사람을 채용해 소통이 편해졌다.”

 


10만원대 가정용 NAS ‘DS115j’
가정용 나스 보급이 급증하는데.

“가격이 점점 떨어져 10만원대 보급형(하드디스크 제외) 나스가 나온 게 주효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는 가정용 제품이 수량에서 기업용을 6:4 비율로 앞섰다. 아직까지 매출로 보면 기업용이 다소 비싸 4(가정):6(기업) 비율이지만 가정용 보급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뿐 아니라 업무용으로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 나스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10만원대 보급형 제품의 경우 하드디스크를 포함해 전체 비용이 50만원 미만이다.”

대만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벤처기업을 선택한 이유는.

“대만 최고의 이공계 대학(대만국립대나 대만국립중앙대)을 졸업한 학생의 절반 이상이 아수스 같은 대기업으로 가지만 꽤 많은 학생이 벤처 관련 기업에 들어간다. 나는 중소기업을 경영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아버지도 대기업보다 도전 가능성이 큰 벤처기업 취업에 대해 찬성했다.”

한국은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 선호가 두드러진다.

“대기업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수준 높은 업무를 배우고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신입사원 때 큰 역할이 주어지고 도전할 영역이 많은 벤처가 더 좋았다. 벤처는 대기업보다 성과를 내기 쉽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 성취할 수 있는 게 매력이다. 대만은 벤처 지원제도가 잘 돼 있다. 창업자금 조달부터 창업 후 3년 동안 세금 면제 등 한국보다 벤처열기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네트워크 주변기기는 보안이 중요해지는 추세다(지난 8월 일부 시놀로지 제품에 대해 해커들이 사용자의 데이터에 암호를 걸어 금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이 문제가 됐다).

“보안은 시놀로지의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다. 현재 글로벌 보안 솔루션 회사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진행 단계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긴 어렵다. 신제품에는 시큐리티 어드바이저 기능을 추가했다. 시스템의 설정을 분석해 자동으로 알려진 위협을 제거하거나 사용자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알려준다. 클라우드가 대중화하면서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사용자들이 데이터에 접근하는 추세다. 모바일에서 나스를 작동해주는 스마트폰앱을 개발할 때 핵심 기술이 보안이다. 개인 의견이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보다는 애플의 OS가 보안에 대해선 더 까다롭고 엄격하다. 그 이유는 안드로이드가 오픈 소스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나스(NAS:Network-attached storage)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데이터 저장장치를 말한다. 가정·사무실 등에서 멀티미디어 데이터 같은 광대한 자료나 파일을 네트워크에 연결해 저장하는 장치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저장한 데이터를 불러내 사용할 수 있다. 나스는 미디어 스트리밍, 데이터 백업, 파일 공유, 콘텐트 관리 등 쓰임새가 크다. 나스 제품을 가정에 설치된 LAN 케이블에 연결해 파일을 저장해 놓으면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PC·노트북·스마트TV에서 사용할 수 있다.

1255호 (20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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