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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생수시장 - 물오른 농심 백산수 점유율 5% 돌파 

연 6000억원 생수시장 경쟁 치열 백산수·평창수 맹추격으로 삼다수 점유율↓ 

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 ytcho@joongang.co.kr

물 시장이 뜨겁다. 제주 삼다수가 시장 점유율 40%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농심 백산수와 강원 평창수가 점유율 을 높이며 추격에 나섰다. 최근 남양유업도 생수사업을 2015년 도 핵심사업으로 삼고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식음료업체들이 ‘물 전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꾸준히 성장 중인 알짜 시장 이기 때문이다.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6000억 원이다. 2000 년 1400억 원에서 4배 넘게 성장했다. 업계에선 생수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매년 10% 이상 신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선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 10 년간 생수 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반면 백산수와 평창수의 점유율은 확대되고 있다.

10월 8일 시장조사업체 AC닐슨이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제외한 생수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을 조사한 결과, 삼다수의 점유율은 지난 1월 46.3%에서 2월 46.5%로 0.2%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을 타면서 지난 8월 42.5%까지 떨어졌다. 6개월 새 4%포인트나 뒷걸음질 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과 롯데 등 경쟁사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뿐 아니라, 동원F&B와 남양 같은 식품업체들의 생수 상품들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창수·백산수·아이시스·석수 등 생수 브랜드들의 점유율 합계는 1월 18.6%에서 8월 23.2%까지 매월 꾸준하게 늘었다. 무엇보다 백산수의 선전이 눈에 띈다. 농심의 백산수 점유율은 지난 1월 3.2%에서 꾸준히 올라 4월 처음으로 4%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8월에는 처음으로 5%대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해태음료의 강원 평창수는 지난 2분기에 점유율이 줄었지만 성수기인 지난 7~8월 프로모션을 진행한 덕에 점유율이 6.3%까지 높아졌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의 지속적인 매출 확대는 백두산의 물맛과 각종 미네랄 성분에 대한 구매자의 입소문 덕분”이라며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내년에는 10%대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계 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 생수브랜드 시장점유율 자료: AC닐슨
농심 2000억원 투자해 백두산에 공장 신설

농심이 자체 개발한 백산수의 성장은 업계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먼저 농심과 삼다수의 관계가 다시 회자됐다. 농심은 삼다수의 전국 유통을 맡아 브랜드를 국내 1위로 키워낸 기업이다. 하지만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유통권을 광동제약에 넘겨야 했다. 이에 절치부심하며 내놓은 브랜드가 백산수다. 한라산 물 삼다수에 대항하기 위해 백두산을 들고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농심에서 제공한 백산수 자료에는 백두산을 부각하는 내용이 많다. 농심 관계자는 “백두산은 한라산보다 1.5배 높고 주변 강역은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민족의 영산”이라며 “백두산 청정지역에 내린 빗물과 흰 눈이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화산암반층을 따라 장시간 통과하며 만들어진 생수”라고 말했다.

백산수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농심은 공장 신설에 나섰다. 지난 6월 20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지린성 이도백하에 백산수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30만㎡ 부지에 공장동, 유틸리티동, 생활관 등 총 면적 8만 4000㎡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내년 9월 생산이 목표다. 백산수 신공장은 향후 연간 200 만t 규모로 증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25만t이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농심은 백산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식음료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농심은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벌여 백산수를 수년 내에 국내 1등 생수로 만들 계획이다. 박준 농심 대표는 “백산수신공장은 농심의 새로운 100년 성장을 이끌어갈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세계 유수의 기업이 백두산 수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판 17개 샘물 맛 분석 - 맛있는 샘물을 찾아라

신호상공주대학교 교수는 수질분석 전문가다. 물 성분을 분석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맛에서 오는 차이점들을 연구해왔다. 최근엔 국내 대형할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내외 생수 17개 제품을 비교 연구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 받았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백산수에 포함된 주요 미네랄 성분이 프랑스 명품 생수 ‘볼빅’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필수 미네랄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 치매현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카(silica)는 조사한 17개 시판 생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카(silica) 함유량은 백산수가 40.6mg/L 이며, 그 뒤를 이어 프랑스의 볼빅(29.4mg/L)이 차지했다. 또한,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가 가장 높은 브랜드도 농심의 백산수(1.05)였고, 다음은 중국의 와하하(1.0), 그리고 한국의 제주 삼다수(0.93) 순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마그네슘 섭취가 부족한 현대인은 칼슘의 함량에 따라 마그네슘 흡수율이 달라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가 중요하다”며 “높은 결과가 나온 백산수·삼다수·와하하 등은 화산암반수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연구 보고서에서 일본 오사카대학의 하시모토 쓰쓰 무 환경학과 교수가 정의한 정의법도 소개했다. 쓰쓰무 교수는 칼륨·칼슘·실리카·마그네슘의 비율을 분석해 사람이 느끼는 물 맛을 ‘OI’라는 지표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OI 수치가 2 이상 인 물을 사람이 맛있게 느낀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가 분석한 국내 먹는 샘물 17개 종 가운데 아이시스가 9.96으로 가장 높았고, 백산수는 7.01을 기록했다.

1257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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