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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돈 어떻게 불릴까-코스피 지수 향방은? | 박스권 상단 2100선 넘어설 듯 

지수 움직임 ‘상저하고’ 전망 … 배당주·지주회사·중국 소비주 주목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코스피 지수는 2014년에도 1900~2100선의 박스권에 갇혀 등락을 거듭했다.
2014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23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 흐름과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주식시장으로 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이런 희망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2014년에도 1900~2100박스권에서 3년째 탈출하지 못했다.

2015년에는 답답한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한다면 ‘그렇다’는 쪽이다.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코스피 지수 범위는 1800~2300선이다. 2014년 코스피 지수보다 5~1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 전망을 하는 데 매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달러 강세와 엔저 현상 등 대외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에 2분기 조정 가능성


이런 환경에도 2015년 박스권 탈출을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몇가지를 들 수 있다. 2015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미약하나마 회복하고 중국의 경제정책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생산대국에서 소비대국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는 길목에 서있다. 2015년은 지난 2011년에 제시한 중국의 5개년 경제계획의 마지막 해다. 4년 전 중국이 ‘투자와 소비를 포용하는 균형 성장’이란 정책 목표를 발표한 이후 2011년부터 민간 소비 여력이 커졌다. 최저 임금 인상,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사회보장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섰다. 이런 덕에 중국인들의 소비가 늘었다. 2014년 한국을 찾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는 600만명에 이르렀다. 이들 덕분에 화장품 등 중국발 수혜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하나는 기업의 배당 확대 이슈다. 2014년 정부는 기업의 배당 확대 유도 정책을 펼쳤다. 배당 확대는 증시에 우호적인 변수다. 기업이 많은 이익을 내지 않더라도 배당성향이 증가한다면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상승할 수 있다. 지난 10년 간 글로벌 주식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2.5%지만 국내 배당수익률은 1.6%에 그쳤다. 배당수익률이 1%대에서 예금금리 수준과 비슷하게만 가도 투자자가 입장에서는 배당으로 은행금리를 따라가고 자본 이득까지 노릴 수 있다.

기업들의 지배구조 변화도 증시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 될 수있다.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가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특정 섹터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자회사들을 소유해 자산의 포트폴리오 효과에 따라 실적의 완충작용을 할 수 있다. 자회사들의 재무적 리스크가 작다면 지주회사의 자산 포트폴리오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다. 기업의 가치가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나오는 것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것도 이런 이유다.

물론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변수도 있다. 달러 강세와 엔저 현상은 악재로 꼽힌다. 달러 강세는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에는 좋은 뉴스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지는 게 문제다. 일본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5년에도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지속으로 엔저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 등 일본의 간판 기업들이 해외 생산을 70~80% 수준으로 늘려놔 엔저 혜택을 생각만큼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다, 우리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2015년엔 엔저 악재의 강도가 누그러질 전망이다.

코스피 시장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상승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기조 국면이 20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경기 회복도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어서다. 유로존의 투자사이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출구전략을 둘러싼 미국과 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2분기 전후에 미국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 이후 유럽 경기회복 등으로 2분기 중후반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변수

2015년 주도주는 지주회사와 배당주, 소비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는 일반 사업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최근 지주회사 주가 흐름을 보면 주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와 SK, 한국타이어 등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2015년 유망 종목으로 지주사와 지배구조 관련주를 꼽았다.

배당주도 주목된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현금 흐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 배당소득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세율을 종전 14%에서 9%로 낮추고, 대주주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대해서는 25% 세율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KT&G도 추천주로 꼽았다. 배당 매력뿐 아니라 실적 개선도 주목된다는 점에서다. SK텔레콤도 2015년 고배당과 성장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매력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중국 관련주도 2015년 주도주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상반기 중국인들의 온라인 무비자 신청이 가능해지면 요유커들의 한국 방문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패션·화장품·여행·가정용품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2014년 대표적인 수혜주였던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1, 2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자동차를 비롯해 조선업체나 전기전자 등 업종들은 2015년 상반기까지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이란 정책 기대감과 초저금리 수혜가 큰 증권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영향을 크게 받지않고 부양책과 접점이 많은 금융·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홈쇼핑과 편의점도 추천주로 꼽힌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소비 확대로 제약 업종도 기대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런 맥락에서 CJ오쇼핑·롯데쇼핑·LG생활건강·녹십자 등이 관심 종목 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배당수익률 -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만약 주당 배당금이 500원이고 현재 주가가 1만원이라면 배당수익률은 5%가 된다. 이 주식을 계속 보유했을 때 시세차익이 전혀 없다면 배당만으로 1년에 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배당성향과 함께 기업의 배당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1268호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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