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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6의 전쟁’ 나선 삼성전자 - “초심으로 돌아가자 길이 보였다” 

국내외에서 ‘아이폰6 능가했다’ 호평 ... 애플은 특허소송 패소해 망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5 MWC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사장이 갤럭시S6를 소개하고 있다.
‘Six(6)라 쓰고, Zero(0)라 읽는다’.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기술(ITC)·모바일 행사인 ‘2015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월 2일 막을 올렸다. 미래의 정보통신과 스마트 기기의 변화를 한 눈에 감지할 수 있는 행사다. 관련 기업들은 저마다 개발한 최신 기술과 제품을 뽐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화려했던 5일 간의 행사에서 주인공은 단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6였다. 행사 첫날부터 지금까지 가장 큰 관심을 받으며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자리했다.

갤럭시S6 프로젝트를 주도한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사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모든 부분을 바꿨다”고 답했다. 실제 그랬다. 과거 실패를 맞봤던 갤럭시S5 출시 때보다 변화폭이 컸다. 그리고 대부분의 변화에 긍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기본적인 성능과 기술은 물론이고 그간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꼽혔던 디자인까지 호평 일색이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외신들까지 가세해 ‘삼성이 지금까지 만든 폰 중에 가장 아름다운 폰’이라며 갤럭시S6를 추켜 세웠다. 구글의 2인자로 꼽히는 순다르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표주자”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표주자


삼성전자 측도 경쟁 제품인 애플의 아이폰6를 직접 겨냥해 비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MWC 갤럭시S6의 언팩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상무는 아이폰6를 직접 언급하며 갤럭시S6를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며 경쟁 모델명을 언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드웨어와 배터리 충전성능 등이 월등하다는 표까지 만들어 제시했다. 또 어두운 곳에서도 원활한 촬영이 가능한 갤럭시S6의 카메라의 성능을 뽐내기 위해 동일환 환경에서 촬영한 아이폰6의 사진을 놓고 비교했다. 갤럭시S6의 스마트폰에는 또렷하게 장면이 촬영된 반면, 아이폰6에는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검은 화면만 나타났다.

갤럭시S6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디자인이다. 매끄러운 선이 돋보이는 외형을 메탈 소재로 감싸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뒷면은 고릴라글라스로 꾸며 세련미를 더했다.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애플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 차이었다. “기술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삼성전자는 애플 스마트폰이 가진 감각적인 면을 따라갈 수 없다”고 평한 전문가가 많았다. 그러나 갤럭시S6의 등장으로 세간의 평가가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애플 매니어들까지 “처음으로 갖고 싶은 디자인의 삼성폰이 나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갤럭시S6에 혁신적 디자인이 포함된 데는 삼성전자의 과감한 결단이 큰 몫을 했다. 지금까지의 갤럭시S 스마트폰은 모두 본체와 배터리가 분리될 수 있는 모델이었다.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며 필요하면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삼성전자도 이점을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의 강점이라 설명 했다. 이번 갤럭시S6는 삼성전자 최초의 배터리와 본체 일체형 모델이다. 배터리를 빼기 위한 뒷면 커버를 감안하지 않아도 돼 훨씬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작에 비해 훨씬 얇아지고 가벼워진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삼성도 애플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폰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이란 평가가 많다.

일체형 배터리의 도입으로 감수해야 할 부분도 있다. 분리형 배터리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로 이 부분을 만회했다. 이번 갤럭시S6에 탑재된 배터리의 용량은 2550mAh(엣지 모델은 2600mAh)다. 아이폰6는 물론이고 전작인 갤럭시S5보다도 용량이 작다. 하지만 신종균 사장은 “배터리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14나노 반도체 공정이 들어간 프로세서를 탑재해 효율성을 높였다. 동일한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배터리 소모량이 훨씬 적다. 거기다 갤럭시 노트4부터 탑재되기 시작한 유선 고속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과거에 비해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단 10분만 충전해도 4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별도의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충전이 가능한 무선충전 기능까지 분리형 배터리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했다.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와 협업해 무선충전기를 탑재한 가구제품까지 등장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크다.

스마트폰 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모바일 결제시스템에서도 갤럭시S6가 아이폰6을 능가한다. 갤럭시S6에 탑재된 결제시스템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바코드 등 3가지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이와 달리 애플의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 방식만 지원한다. 마그네틱 신용카드 사용이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페이로 3000만개의 가게에서 결제할 수 있지만 애플페이로는 22만 곳의 가게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모바일 결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S6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요소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압도적 우위

2015 MWC의 주인공이 된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행사의 주최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선정하는 ‘베스트 스마트폰’에 아이폰6가 선정되기는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출시 이후 지금까지의 판매 실적이 반영돼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국내외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갤럭시S6에 몰렸다. 오히려 애플은 수상에 대한 기쁨보다 예상외 터진 악재를 수습하기에 바쁜 상황이다. 2015 MWC가 한창이던 3월 1일 미국의 특허 전문 기업인 스마트플래시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5억3290만 달러(약 5800억원)의 배상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른 기업에 특허 소송을 걸기만 했던 애플이 역으로 소송에 걸려 패소한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다. 이번 소송에서 미국 텍사스 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애플의 아이튠즈가 스마트플래시가 보유한 저작권관리시스템(DRM)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아이튠즈는 애플의 기기에 음악을 담을 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다. 편리하고 독특한 시스템으로 애플 유저들을 매료시킨 프로그램이다. 이 아이튠즈의 시스템 일부가 다른 회사의 특허권을 침해 했다는 것 자체가 애플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애플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은 ‘애플은 자신들만 타사에 특허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듯한 거만한 태도로 소송에 임하다 낭패를 봤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1276호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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